노소영도 항소 안했다…‘최태원 동거인’ 위자료 20억 판결 확정

김희영 측, 판결 직후 항소 포기…노소영에 20억원 이체
재판부 “혼인 파탄의 책임, 최태원·김희영에 있다”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왼쪽부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 최태원 SK그룹 회장 ⓒ 연합뉴스·김희영 SNS 캡처

최태원 SK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관장 측은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이광우)에 항소기간 도과일인 9일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김 이사장 측은 이미 지난달 26일 재판부에 항소포기서를 제출한 바 있다. 양측 모두 항소를 포기하면서 1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전날(10일)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1심은 지난달 22일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김희영은 최태원과 공동해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김 이사장과 최 회장에게 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희영과 최태원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공개적 행보, 일방적 가출 등이 노소영과 최태원의 근본적 신뢰관계를 훼손했다"며 "혼인 파탄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 측은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부터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미 혼인 파탄 관계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부정행위 이전에 노소영과 최태원이 파탄에 이르렀다거나 책임이 노소영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희영과 최태원의 부정행위는 혼인 파탄 이전인 2009년 초 무렵에 시작돼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김 이사장이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점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노 관장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점 △오랜기간 지속된 부정행위로 노 관장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한 점 등도 손해배상액 산정에 참작했다.

김 이사장은 판결 직후 항소 포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이사장은 "저는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겠다"며 "법원에서 정한 의무를 최선을 다해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노소영 관장님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오랜 세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프셨을 자녀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 이사장은 지난달 26일 노 관장 계좌로 위자료 20억원을 입금했다. 이에 노 관장 측은 '기습 입금'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 관장의 대리인 이상원 변호사는 당시 "상간녀(김희영 이사) 측에서 아무런 사전 협의나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20억원을) 입금했다"면서 "돈의 성격이 채무변제금인지 가지급금인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며, 노 관장의 개인정보인 계좌번호 정보를 어떤 경위로 알게 됐는지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지난 5월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최 회장의 혼인 파탄 책임을 인정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