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통신사가 이상하다…`스마트폰 내려놓기` 자청
버스킹 공연은 촬영 않고 관람
드로잉수업·공기놀이 등 즐겨
과의존 벗어나 일상 생활 집중
LG유플 디지털 디톡스 '노 폰 오아시스' 체험
"강제로라도 스마트폰과 멀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일상에서 한 번도 휴대전화를 놓지 않으니, 거리를 두기 위해 '노 폰 오아시스'에 신청했죠. 6살 아이와 함께 왔는데 휴대전화를 보는 대신 풍경도 즐기고 드로잉 수업을 받으려고 해요."
지난 10일 찾은 경기 남양주의 베이커리 카페 '브리끄'. 푸른 잔디밭과 북한강이 눈앞에 펼쳐져 절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러나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싶어도 휴대전화를 꺼낼 수 없었다.
LG유플러스가 스톨프와 협업해 연 이벤트인 '노 폰 오아시스(No Phone Oasis)'에 참가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반납했기 때문이다. 입장과 동시에서 휴대전화를 맡겼다.
LG유플러스는 통신요금 플랫폼 '너겟'을 이용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캠페인 '몰입의 순간에 접속해'를 진행하고 있다. 통신과 디지털 도구는 삶에 필수적이지만 때로는 그 정도가 과하다. 특히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이 사회적 문제화하는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취지로 노 폰 오아시스를 기획했다.
이날 현장에는 '플레이존', '낮잠존', '글쓰기존' 등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낮잠존에서는 나무 사이에 군데군데 놓인 빈백에서 낮잠을 즐기거나 명상을 하고, 독서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플레이존에서는 추억의 공기놀이와 제기차기, 주머니 던지기 등 놀 거리가 마련됐다. 서울 양천구에서 온 오소연(32)씨는 "너겟 가입자인데 행사 컨셉이 신선해서 친구와 함께 왔다"면서 "휴대전화를 반납한 후에도 나도 모르게 폰을 찾고 있더라. 시간이 지나니 적응이 돼 공기놀이랑 주머니 던지기를 즐겼다"고 말했다.
통창에 비친 경치를 즐기면서 글을 쓸 수 있는 글쓰기존에는 원고지, 펜 등 다양한 문구와 스톨프 박스가 놓여 있었다. 통신 신호가 차단되는 스톨프 박스에 스마트폰을 넣으니 전화벨이나 알림이 울리지 않았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유튜버 이연이 직접 진행하는 '드로잉 클래스'였다. 사전 추첨으로 선정된 30여명이 디지털 기기 없이 이연의 설명을 들으며 풍경 그리기에 몰두했다. 이연도 감탄한 그림을 그린 김담(24)씨는 "미대를 나와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 컴퓨터 위주로 하다 보니 종이 그림을 안 그린 지 오래 됐다"며 "강제로라도 오랜만에 휴대전화와 멀어지니 그림에 대한 몰입이 쉬웠다"고 말했다.
이연은 "평소 디지털 디톡스를 위해 설거지를 할 때도 한 번에 한 가지만 하려고 하고, 콘텐츠를 볼 때도 배속하지 않고 콘텐츠 자체를 즐기려고 한다. 쉴 때도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몰입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 사람의 명장면'을 주제로 한 사생대회와 빈센트 블루와 전진희의 버스킹 공연도 열렸다. 공연을 휴대전화로 찍을 수 없어 오롯이 공연에 몰두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통신사가 통신을 벗어나 '디지털 디톡스'를 전파하는 이유가 뭘까. 김귀현 인피니스타 라이프플랫폼 담당은 "통신은 삶에 있어 공기처럼 필수적이지만 너무 신경을 쓰면 본질적인 자아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며 "'홍수에 마실 물이 없다'는 말처럼 정보와 데이터에 과하게 노출되면 정작 필요한 정보나 중요한 순간을 못 찾을 수 있다. 이용자들이 일상과 디지털 생활 간의 균형을 갖추도록 돕자는 취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실제 디지털 디톡스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럽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이 카페, 성당, 공원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 모여 스마트폰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LG유플러스는 '몰입의 순간에 접속해' 캠페인을 통해 '노 폰 오아시스'에 이어 운동을 통해 집중하는 순간을 경험하는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김 담당은 "너겟 가입자들이 친구나 가족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행사나 캠페인을 계속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SNS '베터'나 감정일기 '답다' 등과도 연계할 예정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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