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라”…38살 미녀 정치인 제복 입은 모습 어땠기에
“제복 입고 손가락 하트는 부적절”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38)이 태국의 역대 최연소이자 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의 자리에 오른 가운데, 반대 세력의 해임 요구에 직면했다.
11일 블룸버그통신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 국가반부패위원회(NACC)에는 패통탄 총리와 그가 대표인 집권당 프아타이당을 겨냥한 조사 요청 등이 여러 건 제출됐다.
패통탄 총리가 헌법 윤리 규정을 어겼다며 해임을 요구하거나, 프아타이당에 대한 탁신 전 총리의 영향력 행사가 정당 해산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 등이다.
패통탄 총리가 공무원 제복을 입고 ‘손가락 하트’를 만든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총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루앙끄라이 리낏와타나 전 상원의원은 패통탄 총리가 지난 7일 정부 청사에서 신암 장·차관들과 단체사진을 촬영하면서 하트 모양을 만든 것에 대해 NACC에 조사를 요청했다.
그는 제복을 입고 ‘손가락 하트’ 포즈를 한 것이 부적절하며, 이러한 행동이 총리에 대한 대중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출신 정치활동가인 루앙끄라이는 반대 세력 정치인을 표적으로 법적 문제를 숱하게 제기해왔다. 그는 현 연립정권에 참여했다가 최근 배제된 친군부정당 팔랑쁘라차랏당(PPRP) 소속이다.
‘손가락 하트’ 건이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은 작지만, 실제로 그에 의해 총리가 물러나거나 정당이 해산된 사례도 있다. 2008년 사막 순다라벳 총리가 TV 요리프로그램에 나와 출연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총리 자격을 박탈당했을 때 루앙끄라이의 문제 제기가 시발점이 됐다.
지난해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이 왕실모독죄 개정 추진으로 위헌 결정을 받고 해산된 과정에도 그가 관여했다. 루앙끄라이는 탁신 전 총리가 프아타이당을 지배하고 있다는 이유로 정당 해산 청원도 낸 상태다.
태국 친군부 보수 진영은 의회에서 세력이 크게 약화됐으나 여전히 국가 기관 등에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통탄 총리 전임인 세타 타위신 총리도 비리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했다가 지난달 헌법재판소 해임 결정으로 물러났다.
패통탄 총리는 최근 “최선을 다해 법적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며 “너무 많은 법적 문제를 제기하지 말고 동정심을 좀 가져달라”고 말했다.
스띠톤 타나니티촛 프라자디포크연구소 민주주의혁신실장은 “해임 청원 수가 과하고, 견제가 아니라 보복을 위한 것”이라며 “패통탄 총리가 현 단계에서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앞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평소 명품과 전통 패션 즐겨 입어
패통탄 총리는 태국 최고 명문 대학인 왕립 쭐랄롱꼰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영국 서리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탁신 일가가 주요 주주인 태국 부동산 기업 ‘SC에셋’의 최대 주주인 그는 사업가로 활동해온 정치 신인으로,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단숨에 정계 거물로 뛰어올라 지난해 5월 총선에서 프아타이당을 이끌며 선거 운동을 지휘했다.
지난달 16일 하원 총리 선출 투표에서 연립정부 참여 정당 단독 후보로 지명돼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총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집권당 프아타이당의 대표로, 그가 이끄는 프아타이당은 현재 연립정부 내 제1당이다.
그는 태국 역대 최연소 총리이자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아버지 탁신과 2011~2014년 재임한 고모 잉락에 이어 탁신가의 세 번째 총리가 됐다. 또 잉락을 잇는 두 번째 여성 총리이기도 하다.
패통탄 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단정한 정장과 전통 의상에 명품 브랜드를 조화시키는 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국 전통 의상인 ‘츄타이’에 구찌 재키백을 들고 있는 식이다.
이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정장과 전통의상을 고수하던 태국 내각에 젊고 현대적인 관점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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