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부스터 후발주자 휴젤, 브랜드 공격적으로 키운다
톡신·필러 선두 역량 앞세워 2022년 '바이리즌' 출범…주사·도포제 이어 화장품 등 확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강자 휴젤이 후발 주자로 뛰어든 스킨부스터 브랜드 확장에 속도를 낸다. 잇따른 제품군 확대는 물론, 톡신 시장 1위 경쟁력 기반의 기술·영업망을 적극 활용해 선두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인다는 목표다.
11일 휴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첫 출시 이후 해마다 제품군을 확대 중인 스킨부스터 '바이리즌' 브랜드 추가 확장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의료기기와 화장품을 아우르는 기본 제품군 구축이 완료된 만큼,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 제품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제조사다. 장기간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는 보툴렉스는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모두 허가를 획득한 유일한 국산 제품이라는 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스킨부스터 시장에서 휴젤의 입지는 톡신 시장과 온도차가 확연하다. 스킨부스터 시장은 10년 전 진출한 파마리서치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킨부스터는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피부 재생이나 주름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을 통칭한다. 피부 재생 등을 촉진하는 다양한 구성 성분이 함유됐다는 점에서 기존 보툴리눔 톡신과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주사제 또는 바르는(도포) 형태의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최근 시장 성장에 따라 관련 화장품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는 중이다.
파마리서치는 2014년 리쥬란 브랜드를 국내 출시하며 사실상 시장을 연 기업으로 꼽힌다. 연어 생식세포 추줄한 DNA를 세포재생촉진제로 활용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을 활용해 '연어 주사'로도 불리는 리쥬란은 출시 이후 그 효과 등이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4개 주력 라인업을 통해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 중이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톡신 시장 경쟁 상황 역시 스킨부스터 활성화 배경으로 작용했다. 현재 국내 허가된 국산 보툴리눔 톡신은 11개사, 15개 제품에 이른다. 3개 수입품목(보톡스, 제오민, 디스포트) 등을 합치면 20개에 가까운 제품이 1500억원 안팎의 전체 시장에서 경쟁 중인 셈이다.
반면, 스킨부스터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한 편이다. 피부미용 제품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메디톡스와 휴메딕스가 2020년 시장에 합류한 이후 지난해 LG화학, 동국제약, 차메디텍이 후발 주자로 추격에 나섰다. 국내 시장 규모는 6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지만, 가파른 피부미용 시술 수요 상승에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 2022년 바이리즌 브랜드를 출시하며 합류한 휴젤은 차별화에 힘을 싣고 있다. 기존 스킨부스터들이 재생 능력 강화와 탄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PN(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에 집중한 것과 달리 강점을 보유한 HA와 차세대 스킨부스터 성분으로 꼽히는 인체지방 유래 줄기세포 배양액, 150여가지 성장인자 단백질·나이아신아마이드·아데노신 등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바이리즌 출범 첫 해 높은 함량의 HA 성분을 함유한 주사제 '바이리즌 스킨부스터HA'를 출시했고, 이듬해 주사제가 아닌 도포 형태의 '스킨부스터 엑세밋'을 제품군에 추가했다. 올해는 4월 이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바이리즌 BR'까지 출범하며 영역을 확대한 상태다.
톡신과 필러 영역에서 효과를 거둔 학술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월 SCI급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코스메틱 더마톨로지'에 스킨부스터HA가 투여 후 8주차에 평균 주름 중증도 지수가 40% 감소했다는 내용을 게재했고, 올해 6월 일본과 대만에서 각각 열린 국제 미용학회 및 전시회에 참석하는 등 시술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에 스킨부스터HA는 2분기 전년 대비 20% 성장한 매출로 전체 매출 성장률(17%)를 뛰어넘었고, 바이리즌 BR 역시 10% 이상 증가한 화장품 매출 성장세에 기여했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사업 확대를 통해 톡신·필러 성공 공식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휴젤 관계자는 "회사 매출에서 톡신과 필러 비중이 워낙 커 아직 스킨부스터 분야 매출이 크게 의미있는 규모는 아니지만, 피부 미용 분야 신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제품군 확대를 통해 바이리즌 브랜드를 또 하나의 주요 축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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