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류승완 감독 "정해인 속 고요한 원자로…정직한 광기가 좋았다"[인터뷰③]

▲ '베테랑2' 류승완 감독. 제공|CJ ENM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류승완 감독이 '베테랑2' 빌런으로 활약한 정해인의 남다른 면모를 언급하며 "흐트러뜨리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류승완 감독은 오는 13일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의 개봉을 앞둔 10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신참형사 박선우 역을 맡아 '베테랑2'에 빌런으로 합류한 정해인을 두고 "아침부터 보고 있으면 '어떻게 저렇게 해맑을 수 있지'. 그 해맑음이 짜증난다"고 애정을 담아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정해인 배우가 제가 처음 인사한 것이 '시동' 촬영장이었다. 마침 세상 큰 어른 만나듯이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이야기를 하더라. 박정민 배우와는 단편을 찍어봐서 편하니까 농담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서서 미소를 짓고 있더라"라며 "인간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가.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짝다리도 안 짚고, 뭐지 저 재수없는 젊은이는? 그렇게 흐트러짐 없기가 쉽지 않은데, 저렇게 살아가는 인간은 안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했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2'를 제안하려고 각본을 전달하기 전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술 한 잔 하면서 이 인간이 흐트러질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지켜보는데 안 흐트러진다. 대화를 해보면 화가 있다. 정직하게 살려고 하고. 좋은 사람이려고 하고 바른 길을 가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에 대한 허용 범위가 좁다. 이 친구도 화가 있는데 잘 드러나지 않는다. 화를 어떻게 다스리냐고 하니 운동한다는 거다. 그걸 보면서 저는 좀 무섭더라"라고 회상했다.

류 감독은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그 용광로같은 뜨거움이 있는데, 고요한 원자로가 무섭지 않나. 그 원자로 하나가 이 인간 안에 있는 거다. 딕션이 정확하고 목소리가 차분하지 않나. 다산의 자손이 보여주는 정직한 광기가, 오히려 그것이 좋았다. 전작의 조태오가 너무 큰 사랑을 얻었고 각인되어 있는 상태에서 스스로가 거기에서 비교돼 연기하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저 스스로도 그걸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정해인이 연기한 박선우 캐릭터에 대해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맞딱뜨리는 경우가 있지 않나. 이 인물이 그렇기를 바랐다. 명확한 장면도 있고 혼란한 장면도 있었을 텐데 저는 배우에게 이 순간에 이 말을 한 거다. 우리가 왜 그런 말을 했지? 한 순간도 있지 않나. 그렇게 정해인 배우에게 요구했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다보니? 앞뒤 커트가 붙었을 떄 그것이 설명이 안되는 눈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공포감을 전달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베테랑2'는 밤낮없이 범죄와 싸우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이 언쇄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물. 1341만 관객을 모은 2005년 '베테랑' 이후 9년 만의 속편으로,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로 사랑받아 온 류승완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기도 하다.

'베테랑2'는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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