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무도실무관' 김우빈이 날고 뛰는 액션, 가볍게 볼만해 ★★☆
▶ 줄거리
태권도, 검도, 유도 합이 9단인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는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하고, 아버지의 치킨집 배달을 도우면서 인생의 재미를 채워나간다. 어느 날 전자발찌를 찬 사람에게 위협당하는 ‘무도실무관’을 구해주고, 표창까지 받게 된 ‘이정도’. 그의 탁월한 실력을 알아본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은 무도실무관으로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다.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감시하기 시작한 이정도는 점차 무도실무관 일의 보람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는 와중 24시간 밀착 감시를 해야 하는 대상이 나타나는데 아동 성범죄로 20년간 복역 후 출소한 강기중이다. 사회적 이슈가 된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관리해야 하는데...
▶ 비포스크리닝
두 경찰대 학생(박서준X강하늘)의 콤비플레이로 565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영화다. '청년경찰'로 대종상 신인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김주환 감독은 지난 해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로 복싱 선수 출신의 두 주인공이 힘을 합쳐 불합리한 세상에 통쾌한 주먹을 날리는 이야기를 선보이며 '청춘' '콤비' '희망' '우리 안의 작은 영웅'의 키워드를 향한 일관된 행보를 보여왔다. 물론 김주환 감독의 작품 중 다른 장르로 살짝 비껴간 '사자'와 '멍뭉이'도 있지만 버디물로 짧은 기간 안에 연달아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 할수 있다.
이 작품에는 김우빈이 출연한다. 이름만으로도 성실, 정의, 긍정, 신뢰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김우빈은 이번 영화에서 신입 무도실무관을 연기한다. 그가 무슨 일을 하건 무조건 응원하게 되는 건 비주얼에 의한 마술일까? 아니면 지금까지 보여온 성실함에 대한 응답일까? 암튼 김우빈의 출연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김우빈과 콤비를 이룰 배우로 김성균이 등장한다. 'D.P.'에서 박범구 중사를 연기했던 김성균이 D.P조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마음 그대로를 가져와 이번 영화에서 김우빈과 케미를 보여줄지, 아니면 또 다른 케미가 나올지도 기다려 본다.
▶ 애프터스크리닝
'무도실무관'이 뭐 하는 직업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영화는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어떤 직업인지,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그들의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이들이 상대하는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을 대하는 마인드는 어때야 하는지 등등을 작품 전체를 통해 자세히 알려주고 설명해준다. 작품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이런 생경한 직업에 대한 설명이 꽤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런 설명이 너무 길어지다보니 직업이 곧 메시지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범죄를 예방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직업이라는 걸 알려주는 이외의 재미는 조금 억지스럽게 찾게 되는 것.
김우빈 외에도 그의 친구 역할로 강형석, 김요한, 차왕현 등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등장과 비중만 봐도 어떤 역할을 하겠구나 너무 쉽게 예측이 되고 그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 전개는 흥미를 반감시킨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감독이 추구하는 버디들의 성장과 작은 영웅들의 발견을 위해 주인공과 친구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려냈겠지만 이런 장면이 오히려 '공권력은 뭐하고 있나'라는 허탈함도 불러오기에 마냥 편하지 않다. 이들이 활약하기엔 사건이 너무 무겁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밸런스가 안 맞으니 김우빈을 조력하여 활약한 친구들인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면면이 부각되지 않고 '친구들'로 덩어리지어 묶여 기억되어 버린다.
작품 속에서 다루는 범죄가 너무 끔찍한 종류라는 것도 약간의 허들이다. 아동 성범죄라니! 뉘앙스만 풍겨도 비호감인 범죄인데 그걸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은 저절로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그러면서 김성균의 역할이 너무 기능적이라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우빈의 조력자로 친구들이 활약하는 바람에 김성균은 되려 의도치않게 김우빈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게 되는 인물이 되어 버린다. 물론 중간에 어른이자 전문가 답게 출소자들을 다루는 모습이 보여져 직업적인 존경심을 들게는 하지만 후반의 모습은 중반까지의 멋진 모습을 금방 잊게 할 정도로 큰 활약이 없다.
감독의 전작 '청년경찰'과 몇몇 요소만 바뀌었지 너무 비슷한 레파토리의 반복이 아닌가 싶은 이야기다. 이게 이 영화의 가장 많이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보는 재미가 있다. 김우빈의 얼굴이 너무 해맑고 순수하고 열정적이어서 영화를 보는 동안 나도 정의롭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런 인물이 정의로운 일까지 하니 얼마나 더 멋져보이겠는가. 게다가 액션이 끝내준다. 9단의 무도 유단자 설정인 만큼 간결한데 순간적으로 빠르게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은 그 어떤 복잡하고 화려한 액션과 비교해도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로 멋있다. 짧아서 더 반복해서 자꾸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영화 러닝타임이 길지 않다는 것도 매력이다. 긴 호흡으로 쇼파에 잠겨 볼 작품이 아니라 경쾌하고 빨리, 짧게 볼수 있는 작품이라 부담이 없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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