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일단 '급발진' 주장… '국과수' 조사 결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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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급발진 주장 사고는 '차 결함'이 아닌 '페달 오조작'이 문제라는 점이 알려졌음에도 여전히 '급발진은 존재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지난 5년 동안 분석한 급발진 의심 사고 원인은 모두 페달 오조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국과수 조사 결과에서와 같이 급발진 주장 사고 대부분이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나지만 이를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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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가속 시 페달에서 발부터 떼야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지난 5년 동안 분석한 급발진 의심 사고 원인은 모두 페달 오조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과수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권영진 의원(국민의힘)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 분석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 6월까지 총 364건의 급발진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국과수가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차가 완전 파손돼 분석이 불가능했던 경우(42건)를 제외한 나머지 사고(321건) 모두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원인이었다.
이번 국과수 조사 결과에서와 같이 급발진 주장 사고 대부분이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나지만 이를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전문가들은 급발진 주장 현상 대부분이 운전자 본인이 작동하는 페달이 '브레이크'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차 결함에 의해 급발진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믿는 '확증편향'이 오히려 사고 발생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미디어나 유튜버 등이 내놓는 자극적인 급발진 영상에 자주 노출됨에 따라 순간적으로 본인의 착각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는 것.
최근 급발진을 다룬 유튜브 콘텐츠나 뉴스 댓글에는 그동안 급발진 가능성이 높다고 설파해 온 교수, 정비 명장, 변호사의 책임론도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미디어를 통해 이들의 주장에 반복 노출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급발진은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EDR'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것도 공통된 주장이다. EDR은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사고 시점 이전 5초 동안의 각종 데이터를 메모리에 기록, 저장하는 구조다. EDR에 기록이 필요한 정보들은 각각의 제어기로부터 수신하는데 사고차의 EDR 분석의 핵심인 가속페달과 제동페달에 대한 정보 역시 각각 분리 수신된다. 제어기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EDR에는 '고장', 또는 '유효하지 않은 데이터'로 기록된다.
미국에서도 급가속에 의한 사고가 적지 않지만 '의도하지 않은 가속'(Sudden Unintended Acceleration·SUA)이라고 쓴다. 2009년 발생한 토요타 급발진 사건은 전자계통 오류가 아닌 가속페달 문제로 결론이 났다.
페달 블랙박스를 장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역시 급발진을 주장해온 이가 직·간접적으로 관련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페달 블랙박스 시장은 전형적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게 하는 전형적인 공포 마케팅 사례"라며 "급발진 주장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밟고 있는 페달에서 발을 떼라'는 인식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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