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에어컨 설치 20대 노동자 사망 한 달 만에 장례 절차…삼성전자·하청업체 사과
출근 이틀 만에 폭염속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다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진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원청인 삼성전자가 공식으로 사과했다.
오치오 삼성전자 한국 총괄 부사장은 11일 오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 마련된 고 양준혁씨(27)의 분향소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하청업체인 유진테크시스템의 백일권 대표도 함께 사죄했다.
오 부사장은 분향소 안에 있던 유가족과 만나 “이유를 불문하고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대한민국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며 “재발 방지 대책이 잘 세워지고 시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오 부사장과 백 대표는 유족들의 말을 고개 숙여 경청한 뒤 자리를 떠났다.
삼성전자와 유진테크시스템이 양씨와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양씨는 입사 이틀째인 지난달 13일 전남 장성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던 도중 열사병 증상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그를 1시간여 방치하면서 신고가 늦어졌고 결국 사망하게 됐다. 유가족은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미뤄왔다.
유가족들은 “삼성전자와 유진테크시스템의 공식 사과를 받기까지 함께 아파하고 노력해 준 시민들에 감사하다”며 “안전한 일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계속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양씨의 장례는 12일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광주 한국병원에서 치러진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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