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촬영장에서 목 졸린 작가, 항의하자…"미지급된 임금 2500만원"
예능 촬영 현장에서 감독급 스태프가 방송작가의 목을 조르는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제작사에서 작가진에게 미지급된 임금이 2500만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이하 방송작가 유니온)는 1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폭행사건 항의에는 계약해지, 임금은 미지급, 예능제작현장은 노동법 무법지대냐"며 폭행 사건 이후 제작사가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한 작가진 6명의 작가 전원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고,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빛센터에 따르면 6명의 체불된 임금은 총액 2500만 원에 달한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 6월 30일, 부산에서 진행된 미술 예능 프로그램 촬영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급 스태프가 메인 작가에게 소리를 질렀고, 이를 다른 작가가 제지하려고 하자 그 작가의 목을 졸랐다는 게 한빛센터 측의 설명이다.
큰 충격을 받은 작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며 제작을 중단하였으나, 제작사 측은 7월 9일 작가진 6명 전원을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작가를 고용하였다. 또한 제작 총괄은 제작사 Q사를 설립하여 프로그램 제작을 지속하고 있는데, 한빛센터 측은 "작가진에 대한 임금체불에 대해 두 회사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방송작가 유니온 박선영 수석부지부장은 방송 작가의 노동 현실, 그리고 노동법과 행정이 그러한 노동권 보호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규탄했다. 이어서 해당 프로그램에서 일한 방송작가들이 직접 증언에 나섰다.
방송작가 A는 자신이 겪은 예능 제작 과정에서의 임금 체불에 대해서 증언하였고, 방송작가 B는 폭행 사건의 피해에 대해 제작사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무책임을 규탄하였다. 방송작가 C는 임금체불 신고에 대한 노동청의 미온적 반응을 지적했다.
A씨는 "사실 이전에 강 모 씨와 다른 프로그램을 할 때 받지 못한 임금이 무려 1,660만 원인데 사실 이번 프로그램을 하면 돈을 전부 다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이전에 했던 프로그램은 저뿐만 아니라 일부 스태프들과 출연진들 또한 저처럼 강 모 씨한테 아직도 돈을 받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C씨는 "서울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 출석해 사실관계 조사를 했는데, 근로감독관은 방송 구성작가들은 근로자 자격이 없기 때문에 임금을 받는 것이 어렵다는 반응이었다"며 "저를 포함한 작가 5명 그 외 PD까지 모두 진정을 넣은 상황이었고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확실하지만, 일반적인 9 to 6로 일하는 직장인과 근무조건과 근무환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근로자로서 인정되지 않아 임금을 받기 어렵다는 사실이 이해하기가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TV가 아니어도 유튜브나 그 외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많은 콘텐츠들을 소비하는 세상"이라며 "재미를 위해 소비하고 있는 콘텐츠가 많은 인력을 착취해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미디어 산업의 노동 환경에 대한 고용 노동부의 무지함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리찾기유니온 정진우 위원장은 판을 치는 가짜 3.3% 계약과 그로 인한 권리의 공백, 노동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참여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 임금체불과 직장 내 괴롭힘 불이익 처우 처벌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방송작가유니온과 한빛센터는 이번 사건을 비롯하여 일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예능 방송작가들의 권리 구제를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이며, 노동법 무법지대가 되어 있는 예능 제작 현장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서 예능작가 실태조사와 관련한 노동당국의 관리감독 요구 등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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