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보다 나은 대통령 원해” “최악 부통령”…해리스-트럼프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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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이(도널드 트럼프)보다는 나은 대통령을 원한다."
10일 밤 9시(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국립헌법센터에서 처음 만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때만을 기다렸다는듯 서로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록된 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고는 아닌데도 "아마 우리나라 역사에서 최악일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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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이(도널드 트럼프)보다는 나은 대통령을 원한다.”
“우리 나라 역사상 최악의 부통령이다.”
10일 밤 9시(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국립헌법센터에서 처음 만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때만을 기다렸다는듯 서로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사전 투표 개시를 6일 앞두고 단 한 번으로 그칠 가능성이 있는 텔레비전 토론에서 두 사람은 상대가 왜 대통령 자격이 없는지를 부각시키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에이비시(ABC) 방송이 주관해 95분간 진행된 토론에서 앵커들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공방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첫 주제인 물가 문제부터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세일즈 택스’가 중산층 가정에 연 4천달러(약 536만원) 이상의 부담을 지운다고 말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국 상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주장하는 것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록된 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고는 아닌데도 “아마 우리나라 역사에서 최악일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했다.
둘은 경제만큼이나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이민 문제에서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백만명이 감옥과 정신병원에서 나와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왔다”며 “이들이 흑인들과 히스패닉계,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공화당이 합의한 국경 통제 강화 법안을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장시키도록 공화당 의원들을 움직였다고 비판했다.
임신중지권을 놓고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의 임신중지 금지’라는 표현을 쓰며 “트럼프가 재선되면 전국적으로 임신중지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주별로 임신중지권 인정 여부를 결정하자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국적 임신중지 금지 법안이 의회에서 백악관으로 넘어오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확답을 안 해 논란거리를 남겼다. 그는 “나는 임신중지 금지에 찬성하지 않지만 이 문제는 주별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 “난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라며 애매한 답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1·6 의사당 난동’ 사건을 놓고도 양쪽은 판이한 평가를 내놨다. 해리스 부통령은 “남북전쟁 이래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최악의 공격”이라며 상대의 책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연설 청탁을 받고 “평화롭고 애국적인” 집회에서 연설했을 뿐이며 그 뒤 상황은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처를 못해 생긴 문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발언 도중 갑자기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다. 그가 마르크스주의자인 것은 모두가 안다”며 색깔론을 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아버지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였기 때문에 딸도 마르크스주의자라는 주장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어렸을 때 이혼해 가족과 갈라선 아버지와는 달리 자신은 자본주의 지지자라고 말해왔다.
북한도 간단히 언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북한, 중국, 러시아가 “그(트럼프 전 대통령)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자신이 대외적으로도 강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또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며, 바이든 행정부 때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재개한 것을 거론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독재자들을 존경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가 김정은과 러브 레터를 주고받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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