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영웅' 신태용 매직 초대박, 호주와 기적 무승부...'3억' 인니 대환호+대통령까지 축전, 86년 만에 월드컵 진출할까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축구열풍이 불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3차 예선 초반 기세가 정말로 놀라울 정도다.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붕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2경기 연속 승점을 획득한 인도네시아는 조 4위에 자리했다.
2026년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편성을 진행하기 전부터 3차 예선 최약체로 지목된 인도네시아다. 아시아 3차 예선에 진출한 18개국 중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는 인도네시아가 유일할 정도였다. FIFA 랭킹 133위의 나라로 해낸 기적적인 결과물이었다.
3차 예선 조편성이 완료된 후에도 인도네시아의 미래는 어둡게 점쳐졌다.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조에 묶였기 때문이다. 바레인과 중국도 인도네시아보다는 더 우세한 전력이라고 평가받았기에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진출 티켓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계속해서 혼혈 선수를 설득해 전력을 보강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다. 그 노력의 결과가 곧바로 나오고 있는 중이다.
3차 예선 첫 경기부터 중동 강호 사우디와의 만남이 성사됐다. 세계적인 감독인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를 만나 인도네시아는 선제골을 넣으면서 승리까지 노려봤다. 아쉽게도 동점골을 허용해 비겼지만 사우디 원정길에서 승점 1점을 가져왔다는 것만 해도 큰 성과였다.
신태용 감독은 홈에서 호주를 상대로 사우디전 무승부가 운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해냈다. 사실 경기는 호주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흘러갔다. 골키퍼인 마르텐 파에스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인도네시아는 호주한테 무너질 수도 있었다.
"우리 선수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호주를 상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한 신태용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처럼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C조에서 2위 확보가 유력할 것으로 본 호주와 무승부를 거뒀다.
일본 다음으로 강한 호주와 사우디를 상대로 승점 1점씩을 확보하면서 대이변을 연출한 신태용 매직이다. 순위는 조 4위지만 오는 10월 바레인과 중국 원정길에서 승리를 챙기면 인도네시아는 3차 예선에서 역대급 이변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그레이엄 아놀드 호주 감독은 인도네시아 원정길에서 승리하지 못한 점에 분개했다. 그는 "선수들의 경기력은 크게 향상되었지만 매우 실망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기회를 얻었는가? 매년 똑같은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모두 자신의 성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답답함을 표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매직에 난리법석이다. 인도네시아 매체 VOI는 '자카르타 겔로라붕카르노 관중석에는 7만 명에 달하는 관중이 가득했다. 실제로 자정까지 관중들이 경기장에 계속 남아있었다. 경기장 주변 지역은 여전히 혼잡하다. 경기가 2시간 전에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며 뜨거워진 축구 열기를 전했다.
조코 위코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직접 현장을 방문해 신태용호를 응원했다. 그는 경기 후 개인 SNS를 통해 "가슴에 있는 독수리 엠블럼을 위한 인도네시아 경기를 보는 것이 자랑스럽다.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2026년 월드컵을 향한 그들의 발걸음을 계속 응원한다"며 축전까지 보내줬다. 위코도 감독은 지난 월드컵 3차 예선 진출 현장에서도 직접 나와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을 응원해줬다.
오는 10월에 있을 2경기가 인도네시아한테 정말 중요해졌다. 호주와 사우디보다 해볼만한 상대인 바레인과 중국이다. 바레인은 호주를 잡는 이변을 연출했지만 일본에 0대5으로 크게 무저졌다. 중국은 일본전 0대7 대패, 사우디전 1대2 극장 역전패까지 당하면서 분위기가 최악이다. 10월에 모두 원정을 나서기 때문에 승점 4점만 확보해도 큰 폭의 순위 상승이 기대된다.
호주와 사우디와 비겼지만 인도네시아가 C조에서 2위까지 올라설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 조 3위나 4위로 4차 예선에 진출해 월드컵 티켓을 확보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인도네시아는 1938년 월드컵 이후로 86년 동안 월드컵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133위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신태용 감독이 기적적인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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