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베테랑2' 9년 걸린 까닭…황정민, 왜 그렇게 힘든 길 가냐고"[인터뷰①]

김현록 기자 2024. 9. 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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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테랑2' 류승완 감독. 제공|CJ ENM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자기야 왜 힘든 길을 가려고 해."

류승완 감독이 '베테랑2'까지 9년의 시간이 걸리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주인공 황정민의 반응을 전했다.

류승완 감독은 오는 13일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의 개봉을 앞둔 10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베테랑2'는 1341만 관객을 모은 2005년 '베테랑' 이후 9년 만의 속편으로,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로 사랑받아 온 류승완 감독에게도 첫 시리즈물이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데 이어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베테랑2'는 절대악 빌런을 앞세운 사이다 구현이란 전편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지 않은 뚝심있는 속편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류승완 감독은 "사실 속편으로 이뤄진 시리즈를 좋아하지만 제가 속편을 만든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속편을 예고하는 것 같은 '베를린'도 현장에서 배우들과 이야기는 했지만 스스로 '속편이 가능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베테랑'같은 경우는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며 "'베테랑'은 인물 자체의 매력도가 이야기를 끌고가게 하는 경우다. 서도철이 없다면 이것이 가능하지 않았다. 많은 시리즈가 주인공의 힘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베테랑'은 개봉하기 전에, 이미 현장에서 만든 사람들 모두가 애정도가 굉장히 깊어져서 이것이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둔다면 속편을 꼭 만들자 했다. 서도철 옷을 의상팀에 보관하게 하고 '우리는 속편을 만들거야' 했다. 그런데 9년이나 걸릴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류 감독은 "'베테랑' 1편이 시작할 때는 소위 말하는 텐트폴 영화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중급 규모의 영화였다. 1편은 개봉 일정도 계속 밀렸다. 하다보니 여름으로 가서 '우리가 왜 여름이야' 했다. 제가 만든 영화 중 여름 한복판으로 간 첫 영화였다. 당시 사회분위기와 뭔가 맞물려서 너무 큰 성과를 거뒀다. 저희 목표는 400만이면 대성공이다 했는데 3배가 넘는 흥행 스코어를 거두니까 좋기도 하면서 불안하고 겁도 났다. 그러다보니까 그 중압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류승완 감독은 기존에 생각해둔 스토리를 그대로 할 수가 없었다면서 "그 사이 변화한 것이 일종의 '사이다 장르물'이 나와 성공을 거두고 저도 즐겨 봤다. 나도 통쾌해하면서 '이게 맞나' 저 스스로를 자꾸 보게 됐다"면서 "저에게 브레이크를 걸게 한 일이 있었다. '베테랑' 1편은 저를 분노하게 했던 몇가지 사건이 모티브가 돼 달려가게 했다. 영화 안에서도 복수의 쾌감을 이뤄보고 싶었던 거다. 그 이후에 어떤 사건들에 대해서 막 분노해서 비난하고, 심지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에게 살의를 느끼고 했다가 지나고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경우를 본다. 거기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정도가 내가 비난을 일으킨 감정보다 강도가 약해지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어 " 스스로 책임감도 안 느끼고. 제 스스로가 심지어 무서워졌던 지점은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 '이건 아닐거야'라고 내가 분노했던 게 맞다고 분노했던 나 자신을 방어하고 변호하고 있더라. 거리를 두고 저를 봤을 떄 스스로가 섬찟하더라. 내가 순간순간 일으키고 있는 분노는 옳은가, 나 스스로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은 정의인가. 그런 생각들이 9년이라는 시간 안에 계속 쌓였다"고 말했다.

▲ '베테랑2' 류승완 감독. 제공|CJ ENM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 1편 같은 경우가 가려운 곳을 확 긁어주니까 쉽고 좋긴 한데 소화 안 된다고 콜라 사이다 마시다가 위를 버리는 경우도 있지 않나. 저도 시간이 지나며 1편이 왜 성공을 했는지 알고, 대중들도 속편이 나온다면 어떤 것을 기대할지 아는데,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저 스스로가 안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고 저 스스로가 혼란에 빠져있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가는 것이 힘들었다"면서 "사실 황정민 선배님은 처음에 이 방향을 듣고 '자기야 왜 그렇게 힘든 길을 가려고 해'라고 했다. '더 나이들기 전에 해 봅시다, 우리가 언제 해 보겠어' 했다. 그래서 시간이 걸렸다. 생각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베테랑2'는 밤낮없이 범죄와 싸우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이 언쇄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물.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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