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돌입한 티메프…운명의 ‘3개월’에 미정산금 회수 달렸다

허인회 기자 2024. 9. 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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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회생절차 개시 결정…12월까지 회생계획안 제출
“회생계획 인가 전 M&A 추진”…투자 유치 가능성은?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이커머스 업체 티몬·위메프(티메프)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파산은 피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오는 12월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채권자(피해자)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회생이 확정된다.

티메프는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하기 전에 인수합병(M&A)을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미정산금을 최대한 온전히 변제할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인수기업은 없는 상황이라 이 역시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류화현 위메프 대표(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악은 피했지만 뚜렷한 방도도 없어 

지난 10일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법원장 안병욱)는 티메프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티메프가 7월29일 기업 회생을 신청한 지 44일 만이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서 티메프는 채권자 목록 작성, 채권 신고와 조사 등을 거쳐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인 한영회계법인은 기업계속가치와 청산가치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통상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아야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진다. 청산가치가 높을 경우 법원은 파산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피해자들은 일단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현재 티메프의 미정산 금액은 1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파산 결정이 내려졌을 경우 티메프가 자산을 정리해서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3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직원 퇴직금 등 고정비용을 제외하면 10만 명의 피해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오는 12월27일 회생계획안이 마련돼 법원의 인가를 받아도 업체들과 고객들은 피해금액을 모두 돌려받을 수 없다. 통상 회생계획안은 채무의 70%를 감면하고 나머지 30%에 대해 10년 분할 변제하는 방식이다. 미정산 대금을 온전히 회수하기 어렵고 언제 돌려받을지도 기약이 없는 셈이다. 이마저도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매출을 일으켜야 하는 조건이 붙지만 신뢰를 잃어버린 티메프를 이용할 소비자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8월1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협조를 위해 자택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사모펀드 2개 회사 관심"…현실화 가능성은?

이런 이유로 '회생계획 인가 전 M&A'가 최선의 대안으로 꼽힌다. M&A를 통한 인수대금으로 우선적으로 변제에 나서는 것이다. 티메프 역시 이 방안을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티메프 2차 회생절차 비공개 협의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국내 사모펀드 2개 회사에서 출자하겠다는 인수의향서를 받았다"며 "채권·채무 관계가 정비돼 투자 확약서를 받으면 해당 자금으로 티메프 정상화·변제에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생 절차가 결정된 전날에도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11월29일까지 조사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보는데, 조사 보고서가 나오면 12월 중으로 인가 전 M&A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속 접촉한 바로는 생각보다 티몬과 위메프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며 "그분들이 매각 규모, 채권단과 협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망설이셨는데 이번 회생 개시를 통해 그 부분이 확실해지면 빠른 시간 내에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어떤 곳에서 관심을 드러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채권자들도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울러 투자 유치가 이뤄진다면 채무 변제율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신정권 티메프 피해자 모임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장은 "티메프 측이 사업 정상화를 위해 1000억원씩 필요하다고 했던 만큼, 티메프 회생 계획안 인가 전 M&A 방식을 통해 2000억원 이상 인수 대금을 확실히 받는다면 변제율 협상을 할 의향도 있다"고 했다.

일단 티메프 측은 회생 개시 전까지 3개월의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반드시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야 하는 부담감도 한층 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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