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돼지들 죽이면 더 이득” 패륜 발언 쏟아낸 의대생들 수사 의뢰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에 응급실 뺑뺑이 조롱하며 도 넘은 게시글 속출
“조선인 죽는 거 기분 좋고 행복” “다 죽어라” “이완용 이해” 등 봇물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병원 곳곳이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9월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의사와 의대생 활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국민과 동료 의사를 겨냥한 도 넘은 발언이 쏟아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는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1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젊은 의사와 의대생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 공백 사태가 심각해지는 상황을 조롱하고 국민을 '개돼지'로 칭하는 패륜 발언이 잇달아 게시되고 있다. 

의대생 A씨는 게시판에 "견민 개돼지들 더 죽이면 이득"이라며 의료 공백으로 국민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을 '이득'이라고 표현했다. 이 학생은 또 "나중에 의사가 되더라도 무조건 사회의 (복리)후생을 조져버리는 방향으로 행동하라. 그게 복수"라고도 했다.

또 다른 의대생 B씨도 "조선인들 죽는 거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며 "뉴스에 나올 때마다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적었다.

의대생 C씨는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음"이라며 "더 죽어서 뉴스에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뿐임"이라고 썼다. 

의대에 재학 중인 D씨 역시 "(개돼지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로 온몸이 마비되고, 의사에게 진료받지 못해서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들이 여럿 쌓이고 쌓여야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게 된다"며 "그러면 치료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일단 진료받을 수 있다는 점에 안도와 감사를 느낄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 외에도 "다 죽어라. 니들(정부)이랑 협의하는 단계는 지났다", "추석에 응급실 대란이 진짜 왔으면 좋겠다. 조선인들 살리면 안 되는데" "조선 멸망하고 조선인들 다 죽는 거 보고 싶다", "이완용도 이해가 간다" 등 선 넘은 발언이 줄지어 올라왔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게시물이 게재된 것을 확인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 중이다. 복지부는 취합한 증거물을 토대로 게시자들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메디스태프에서는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을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사직하지 않거나 복귀한 전공의들의 신상털기와 조리돌림이 이어지고 있다. 환자를 돌보는 전공의들을 '참의사'로 칭하며 명단과 신상을 공개하는 색출 작업도 진행됐다. 

메디스태프 외 일반인도 접근 가능한 아카이브 사이트에는 '감사한 의사'라는 제목의 명단도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 이 명단에는 의료 현장에 남은 전공의·전임의·의대생 등의 실명이 공개됐고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거쳐 대상자와 공개 정보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에는 '응급실 부역'이라는 이름과 함께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 실명과 각종 정보를 공개한 자료도 등장했다. 

경찰은 의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및 유포 행위와 관련해 4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진료 복귀 방해 행위와 관련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송치된 의사 및 의대생은 총 32명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감사한 의사 명단', 일명 응급실 블랙리스트 작성·유포로 의료계 내 갈등이 불거지고 국민들께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명단을 작성한 회원들의 절박함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공격하고 비난하며 동료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 생명과 건강을 수호하는 의료계일수록 이런 상황에 대해 더 자성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