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로 전기 만든다…회수 필요없는 '자가충전' 하베스터 개발

한국기계연구원

현승민 기계연 나노디스플레이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 /사진=한국기계연구원

바닷물에 포함된 나트륨 이온을 이용해 바다 한가운데서도 지속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 기술이 나왔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현승민 나노융합연구본부 나노디스플레이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정수환 경북대 응용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함께 해수를 이용한 '자가충전 에너지 하베스터(배터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화학공학 저널'에 5월 개재됐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일상생활에서 버려진 에너지원을 수확(하베스팅)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물, 빛, 진동 등이 에너지원이 된다.

다만 기존 물 기반 에너지 하베스팅은 물의 기계적인 움직임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키기 위해 외부 에너지를 계속 투입해야 했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하베스팅이 어려운데다 외부 에너지를 투입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해수의 자연스러운 이동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기술을 고안했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하베스터의 양극과 음극에 탄소나노튜브 산화 그래핀 필름을 부착하고 바닷물을 전해질로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바닷물 내 양이온이 음극쪽으로 모여들고, 두 전극 사이에서 이온이 재배열되면서 전기에너지가 생성되는 원리다.

개발된 에너지 하베스터의 전력 밀도는 24.6밀리와트(mW/㎝3)로 기존 물 기반 에너지 하베스터의 약 4.2배에 달한다. 이는 계산기, 시계, 센서와 같은 소형 기기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베스터를 여러 개 연결하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또 하베스터가 방전된 후에도 외부 에너지 투입 없이 초기 전압을 회복할 수 있다. 기기 회수가 어려운 바다 같은 환경에서도 센서에 지속적으로 전기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를 이끈 현 책임연구원은 "지속적인 자가 충전이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라며 "환경 모니터링이 필요한 바다에 센서나 장치 등을 설치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과기부-국가연구개발사업 '친환경 분해가능 배터리 개발 및 특성 평가' 및 기계연 기본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