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고수온’ 바다 거친 태풍, 위력 35% 강해진다

노준철 2024. 9. 1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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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연구진이 고수온 바다가 태풍 강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처음으로 수치화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태풍이 30도 이상 고수온 해역을 통과하면 위력이 35% 강해지고 강수량은 2배 가량 증가한다고 합니다.

노준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태평양 인근에서, 초기 강도가 초속 20.5m로 비슷하게 발생한 두 태풍의 위성 영상입니다.

태풍 '미탁'은 중심기압 965hPa, 최대 강도 초속 46.3m로 2배가량 강해진 반면, 태풍 '탈림'은 중심기압 935hPa, 최대 강도 초속 61.7m로 3배나 더 강력해졌습니다.

두 태풍의 위력 차이는 수온 때문.

태풍 탈림은 당시 오키나와 인근 30도 이상 고수온 해역을 통과했습니다.

실제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1982년 이후 발생한 태풍 312개를 분석한 결과, 초기 강도는 비슷한 태풍이라도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 위력이 더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해역을 지난 태풍은 평균 최대 강도가 초속 40.5m, 30도 이상 고수온 해역을 통과한 태풍은 초속 54.9m로, 약 35% 강해졌습니다.

태풍 중심부 강수량도 2배가량 더 많았습니다.

[박명숙/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센터 책임연구원 : "강한 강수량을 유도하는 'vorticity(저기압성 소용돌이)'라는 순환 구조가 기존에 있는 태풍을 훨씬 강화시킵니다. 그래서 슈퍼 태풍이나 급강화 현상이 더 잘 일어납니다."]

태풍과 고수온의 상관관계를 처음 수치화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지구·환경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태풍 강도 예측과 대응 체계 구축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김종수/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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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철 기자 (arg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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