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 협의체' 요청 받은 의료단체들 "전공의·의대생에 달렸다"
의대 학장 "기회 자체는 긍정적"…의협·전공의 갈등 변수
(서울=뉴스1) 강승지 김규빈 기자 = 의대증원에 따른 의정갈등의 해결을 논할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를 제안받은 단체들은 한목소리로 "전공의, 의대생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들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대증원의 경우 "백지화한 뒤 합리적으로 재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10일) 오후 당 대표 명의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총 15개 단체에 공문을 보냈다. 전공의·의대생부터 빅5 병원장까지 이번 사태의 직·간접적 당사자들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수련병원협의회를 비롯해 '빅5 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에 공문을 보냈다.
아울러 의사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그리고 의대 학장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의학계 단체인 대한의학회에도 전달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공문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대승적 협력과 대화가 필요하다. 협의체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야당까지 포함된 협의체로 의료계 입장에서 충분한 발언과 논의가 보장된 구조"라며 참여를 호소했다.
그동안 의료계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증원 백지화 또는 유예를 거론하지 않고는 협상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전공의·의대생의 사직·휴학은 이들의 각자 결정에 달렸지, 다른 이가 주도해서 안 된다는 점에 동감하고 있다.
한 병원 단체장은 "2025학년도 정원을 다시 얘기해야 한다. 전공의·의대생이 들어와야 함께 하겠다. 이들이 불참하면 의미가 없다. 병원장들의 생각은 같다"면서 "전공의들은 '결자해지'를 원한다. 전공의를 주축으로 의견을 거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가 의제제한 없이 충분한 발언과 논의를 보장할 수 있다고 약속한 걸 두고는 "전향적"이라며 참여 의지를 보인 단체도 있다. 전공의·의대생 참여를 전제로 둔 채 모든 걸 원점에서 재논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다.
의대 학장들로 이루어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 이종태 이사장은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가져와야 한다는 정부 태도에는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모든 걸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이 이사장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미래 의사 양성에 차질이 있는 만큼 이번 논의 기회 자체는 좋다"면서 "대신 다 같이 참여해야 한다. 각자 참여 의사를 고민 중일 텐데, 대화 기회를 잡고 원칙을 다시 정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전협과 의대협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9일부터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도 시작된 만큼 협의체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정부에 대한 불신, 백지화가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대표성 있는 단체를 골라 이야기해야지, 15개 단체 중 1개라도 걸리라는 취지의 제안은 말이 안 된다"며 "내부 회의 중인데 회신을 안 할 생각이다.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털어놨다. 전의교협도 불참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협은 지속적으로 2025년을 포함해 모든 증원을 취소해야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의협 측은 뉴스1에 "내부 회의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임현택 의협 회장과 전공의 대표 간 갈등의 골은 협의체 참여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현택 의협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 본인과 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 3인은 어떤 테이블에서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며 임 회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야 한다"며 탄핵을 거론한 바 있다. 의료계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이 의협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적으로 규정하기보다 임현택 회장에 대한 강한 불신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임 회장에 대한 불신이 전공의 전체의 의견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양측 갈등이 대정부 대응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 의료계 인사는 "박 비대위원장 개인 감정이든 아니든 결론은 임현택 회장이 있는 의협이랑은 함께 갈 수 없다는 얘기 아니겠냐"며 "두 사람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4자 협의체 합류도 쉽게 결론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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