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도 김수찬도, 부모의 죄는 자식의 죄가 아니다 [연記者의 연예일기]
[OSEN=연휘선 기자] '빚투'는 빙산의 일각이었을까. 가족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스타의 이름값이 악용되고 있다. 배우 한소희도 가수 김수찬도 친부모에 선을 그으며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중이다.
지난 2일 한소희의 친모 신 씨가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신 씨는 지난 2021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바지사장'을 앞세워 울산, 원주 등에서 12곳의 게임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욱 이목을 끈 것은 이미 신 씨가 같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고, 사기 전과까지 있다는 것. 유명 연기자의 친모가 사기, 불법 도박 같은 범죄의 '전과 N범'이라는 점이 충격을 더했다.
한소희의 대응은 칼 같았다. 소속사가 다음 날 보도자료를 통해 "어머니가 벌인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한소희 배우도 기사를 통해 해당 내용을 접하며 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배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어머니의 독단적인 일인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라고 공식입장을 일축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소희가 모친의 문제로 세간에 오르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한창 주목받던 지난 2020년에도 모친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빚투' 논란에 휘말렸다. 이에 한소희는 5세부터 부모의 이혼으로 외조모의 손에 자란 점, 외조모와의 의리로 친모의 빚을 변제하려 애써왔던 점을 고백했다.
그러나 '배우 한소희'라는 딸의 유명세까지 모친이 이용하는 지경에 이르자 천륜도 정리하게 된 것이다. 이에 지난 2022년에도 85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모친의 소식에 법원 역시 "한소희와 무관하게 진행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시기, 김수찬도 부모의 일로 회자됐다. 한소희가 모친의 일로 괴로웠다면 김수찬은 반대로 부친의 일로 곤혹스러웠다. 그의 부친이 14년 전에 모친과 이혼했고, 이후 김수찬은 형제들과 모친의 슬하에서만 자라온 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수찬의 부친이 가수인 아들의 매니저 노릇을 하며 수익을 착취하거나 소속사에 '빚투' 폭로를 하며 훼방을 놓고, 아들 이름으로 대출을 받거나 친척은 물론 팬들한테도 금전을 부탁하는 등의 일을 자행한 것이다.
더욱이 이는 참다 못한 김수찬의 모친이 KBS Joy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게스트로 출연해 하소연을 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방송 당시에는 '현직 가수'로만 알려졌으나 계속해서 김수찬의 모친이 여론의 관심을 끌자 김수찬이 개인 팬카페와 소속사를 통해 직접 이를 인정하며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여론이 김수찬 모자를 동정하자 친부 측의 반박 인터뷰도 등장했다. 그러나 김수찬의 소속사는 "김수찬의 어머님께서 방송에서 하신 내용의 팩트 체크는 모두 이뤄졌다. 또한 방송에서 다뤄지지 않은 김수찬과 어머님에 관한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에 관한 다량의 증거들을 확보해 놓았으며, 경찰에 어머님의 신변보호 요청 또한 진행해 둔 상태"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후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쓰리랑'에 김수찬이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박영규를 향해 "제가 아들 하면 안 될까요?"라고 말하기까지 한 바. 박영규 또한 김수찬을 향해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딸 미달이를 언급하며 김수찬을 '수달이'라고 부르며 애틋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후배 연예인을 자식처럼 감싸주는 박영규나, 한소희와 모친을 각기 다른 경제공동체로 인식한 법원의 선택이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빚투' 논란 이후, 이제는 스타의 유명세와 이를 악용하는 부모 혹은 가족의 죄는 별개로 보는 인식이 자리를 잡은 상태다.
논란이 한창인 와중에 '미스쓰리랑'에 출연한 김수찬이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 공개를 앞둔 한소희의 상황 등이 이를 보여주는 바. 부모의 죄는 자식의 죄가 아니라는 대중의 온정 어린 시선에 스타들이 열정 넘치는 활동으로 화답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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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KBS Joy, TV조선,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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