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변영주 감독 ③ “궁궐 안 사극 하고 싶다”[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4. 9. 11. 12: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C 금토극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을 연출한 변영주 감독. 사진 MBC



타인의 인생을 훔치는 여자, 그 평생을 건 거짓을 영상으로 구체화했던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 드라마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거짓’에 대한 이야기다. 기억할 수 없는 영역의 사건으로 옥살이를 한 주인공 고정우(변요한)가 자신을 둘러싼 거짓을 벗겨내는 이야기. MBC 금토극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이다.

2012년 ‘화차’를 마지막으로 메가폰을 놨던 변 감독은 정확하게 10년 만인 2022년 ‘백설공주’를 위해 다시 메가폰을 들었다. 그 10년 동안 그에게는 연출자 못지않게 영화평론가, 방송인, 심지어 ‘웃기는 영화인’ 등의 호칭이 붙었다. ‘백설공주’는 그에게 ‘연출 근육’이 있다면 이 근육을 단련하는 기회가 됐다.

방송에 출연했고, 드라마 연출을 했지만, 변영주 감독의 정체성은 영화에 있으며 이 ‘마음의 고향’을 통해 그는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1시간 30분에 이르는 인터뷰는 막바지에 들어, 지금 영화산업의 위기에 대한 주제가 등장했다. (②에서 계속)

- 지난 10년 영화 산업의 위축도 요즘 큰 화두다.

“영화가 예전처럼 ‘핫미디어’는 아니다. 영화 푯값이 올라간 만큼 서비스가 좋아졌는가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 같다. 뭔가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있는지의 문제다. 예전에는 극장 한쪽 벽에 스틸 사진을 붙여놓고 관객들이 볼 수 있게 했다. 영화 보시는 분들이 피드백하는 내용을 잘 고민하시면 좋을 것 같다. ‘핸섬가이즈’ ‘빅토리’를 재미있게 봤다. 또 다른 잘 만든 한국영화가 나올 거라고 본다.”

- 새로운 작품을 만들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있다면?

“직접적으로 한다면 배우 배종옥과 촬영을 하던 경험이다. 경력을 보면 너무 잘하시고, 무슨 말을 해도 피드백하시고 설명할 때 바로 잡아내시는 걸 보고 놀랐다. ‘저 사람은 긴 전성기 시절 동안 이제야 겨우 만났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게을러서 그렇다고 생각하니 분하고 억울했다. 계획을 세우며 살지는 않았는데, 그날 처음 부끄럽고 반성했다.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3년에 두 작품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MBC 금토극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을 연출한 변영주 감독. 사진 MBC



- 다른 장르에 대한 생각은 있는지?

“예전부터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특히 사극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 해야 하는 사극은 큰 규모의 사극이지만, 궁궐 안의 일만 다룬다면 큰 규모가 아니어도 된다고 본다. 멜로도 들어갈 수 있고, 가벼운 이야기도 가능하다. 장르적으로 다른 걸 해보고 싶은 마음보다는 소재적인 측면에서 다양해지고 싶다.”

- 또 다른 눈여겨보는 원작이 있나?

“다음다음 작품으로 확정한 것이 웹툰이다. 그다음 작품은 시간이 걸릴 텐데, 얼마 전 ‘화차’의 원작자인 미야키 미유키 대표가 배우 이선균을 참배하고 싶다고 했다. ‘화차’를 29번째 봤는데, 자신의 작품이 전 세계에서 영상화된 것 중 ‘화차’가 제일 좋다고 했다. 또 다른 소설작품 ‘이유’의 판권을 주셨다. 감동적인 순간이었지만 게으른 습성으로 ‘언제까지 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안 하고 싶을 때까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 변영주 감독에게 영화 ‘화차’의 의미는?

“흥분하면서 일하는 장르를 알게 됐고, 시작했다는 의미다. 정교해졌고, 새로운 출발점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낮은 목소리’에서 ‘발레교습소’가 증명하는 기간이었다면, ‘화차’는 새로운 출발의 의미로 보인다.”

- 대중은 어떤 이야기에 집중한다고 생각하나.

“완성도와 매력이다. 시청률이 방송사가 목표로 정한 것이 있을 텐데, 못 가면 대중들이 그 장르의 이야기를 싫어하는 것이 아닌 연출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만든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정서에 핑계를 대면 안 된다고 본다. ‘백설공주’ 역시 안 되면 내가 못 만든 것이지 장르의 잘못은 아니다. 대중은 다양한 걸 원한다. ‘백설공주’가 욕망한 부분까지 못 가게 된다면 장르보다는 나의 한계라고 여겨지면 좋겠다.” (끝)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