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가서 힘 자랑 하지 말아야 할 이유[함영훈의 멋·맛·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고흥에 가서 힘 자랑하지 말라’고 했다.
박치기 왕 김일, 세계복싱챔피언 유제두, ‘두개의 산소탱크’ 박지성 선수 등이 태어난 곳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육군에서 해군으로 보직변경한 첫 부임지(만호)로, 세계 최고 제독이 되기 위한 전략과 리더십을 키운 고을이다.
“너 자꾸 괴롭히면 우리 오스트리아 엄마한테 이를거야.” 소록도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기(氣)를 살려주고 40년간 나환자를 위해 봉사한 성녀 마리안느·마가렛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 역시 고흥에서 피어났다.
‘말(馬)부심’이 너무 심한 팔영산 아래 어느 짓궂은 주인이 시키는 대로, 화살과 빨리 가기 내기를 벌인 말이 결승점에 먼저 도달했으나, 뒤늦게 도착한 주인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는 고흥 옛날얘기의 과장법 조차 대차다.
▶에너자이저 고흥= 특히 고흥은 초강력 엔진으로 한국 최초의 유인우주선 발사한 곳이다. 파워에서는 고흥을 따라갈 고을이 없는 것이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아래 남열해변은 늦봄~여름~가을 서핑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곳에선 지난 8월 31일, 국가대표와 지역의 고수들이 총출동한 국내 최대 규모의 서핑대회 ‘2024 코리아오픈’이 열렸다.
남열해변을 지키는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지사(지사장 김완수)가 올해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지정했다.
우주발사대처럼 생긴 이 전망대는 지하1층, 지상7층 건물로 2013년 1월 1일 개관했다. 나로우주센터 우주발사체장면과 다도해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북동쪽으로는 용바위, 사자바위, 다랭이논이 보이고 동쪽으론 백야도, 상화도, 낭도, 여수 장사도, 문도, 개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남쪽으론 남열해안과 옥태도 할미섬, 비사도, 조도 등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 펼쳐진다. 이곳엔 우주도서관과 우주 VR체험관, 7층 회전카페 등이 있다.
우주발사전망대 1층에 들어서면 강아지 동상이 눈에 띈다. 세계최초 우주선은 사람이 아닌 개가 탔는데, 모스크바 떠돌이개 라이카였다. 1957년 11월 3일 소련의 스푸트니크 2호에 태워져 우주공간으로 떠난 라이카는 발사한지 몇 시간 만에 극심한 고열과 스트레스로 공포에 질려 죽고 만다. 강아지 동상은 이 개를 애도하기 위한 상징물이다.
▶용바위와 남열 서핑= 고흥우주발사전망대 북동쪽의 영남 용바위는 한국관광공사의 2024년 용의해 가볼만한 곳 5선 중 하나로 추천된 곳이다. 바다와 접해 있는 높이 약 120m의 바위산이다. 바위산 꼭대기엔 황금 용이 있다.
반석과 암벽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먼 옛날 남해바다의 해룡이 하늘로 승천할 때 이곳 암벽을 타고 기어 올라갔다 하는 전설이 있다. 절벽 한쪽에 용이 승천했을 때 남겼다는 자국이 있는데, 지질학적으로 해석해내기 쉽지 않다.
주변이 넓은 반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단체나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 좋으며 주변 전체가 갯바위 낚시터로도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여름-가을 서핑 메카가 된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700m, 수심은 1~2m로 영남면 동남쪽에 있다. 바닷물이 맑고 고운 금가루를 흩뿌려 놓은 듯한 백사장의 모습과 백사장 뒤편으로는 30~40년 된 곰솔(해송) 25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해수욕장 주변에 서핑강습소들이 포진했다. 비교적 한적해 캠핑을 즐기는 관광객도 많다.
고흥서핑협회 김종록이사와 썬데이서프 남수아 대표 부부는 “여름 파도는 남쪽에서 일고, 겨울파도는 북쪽(강원도 동해안)에서 이는 기후학적 특성 때문에, 남열은 10월 중순까지 서핑을 즐기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팔영산 ‘영빨’= 박지성 탄생지인 점암면 팔영산은 8개의 그림자라는 뜻이다. 현장 탐사를 마친 대동여지도의 김정호는 이내 한탄하고는, 단순한 묘사에 그친 이 산 이름을 지우고, 신령스럽다는 뜻을 넣어 대동여지도에 ‘八靈(팔영)’이라 쓴다.
능가사 대웅전 동편 처마에 서서 팔영산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산꼭대기 여덟개 방패의 위용이 당차다. 능가사는 현재 공사중이다.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은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숲이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전주제지를 경영하면서 호남 지역민들의 건강을 증진할 목적으로 조성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편백나무는 다른 나무보다 피톤치드 성분을 대량으로 내뿜는다. 488ha에 달하는 편백나무 숲을 따라 10km 정도의 트레킹길, 어싱산책로 등이 조성되었다.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하는 숲치유프로그램 및 테라피 센터를 두어 웰니스 체험, 힐링관광을 할수 있도록 콘텐츠와 시설을 보강했다.
‘테라피센터’에서는 고흥의 특산물인 유자와 석류,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천연수에 몸을 담그고 쉴 수 있는 차별화된 수(水) 치유와 함께, 족욕과 반신욕도 즐길 수 있다.
보름쯤 지나면 9월말 10월초부터 테라피 센터 앞 들녘에 황화코스모스가 만개한다.
▶고흥 유자와 드론쇼= 국내 최대 규모의 분청사기 가마터인 사적 제519호 운대리 가마터에 자리잡은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고흥의 모든 역사문화자원을 전시, 관람,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1층에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고흥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역사문화실', 분청사기와 운대리 가마터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하는 '분청사기실', 고흥의 대표적인 설화를 소개하고 설화 관련 자료와 콘텐츠 성과물을 볼 수 있는 '설화문학실' 등이 있다. 설화의 내용을 조형물로 표현한 야외 분청공원, 수준 높은 문학가들의 문학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조종현·조정래·김초혜 가족문학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도 갖추고 있다.
고흥 유자 석류도 유명하다. 군 전 지역에서 유자를 재배하며, 그 중 풍양면과 두원면이 최고의 산지로 알려져 있다. 풍양면 한동리에 숲을 이루고 있는 고흥유자공원에서는 늦가을 매혹적인 유자향기를 만끽하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전망대, 산책로, 탐방로, 약수터, 쉼터 등의 시설로 조성된 공원으로 공원 입구 쪽에는 유자공원 특산품 전시판매장이 있다.
녹동항드론쇼는 고흥군 야간관광 콘텐츠 중 하나로 매주 토요일 저녁 녹동항(녹동바다정원 일원)의 하늘을 수놓는다. 신비로운 우주, 바다, 추억여행 등 다양한 주제로 펼쳐진다.
세태에 지쳐 추석을 맞을 상황이라면, 명절 직전 주말 여행으로 힘 좋은 고흥을 가라. 용, 우주선, 팔영산, 편백피톤치트, 드론쇼, 고흥 남도미식이 에너지를 채워줄 것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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