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급발진 의심사고 "모두 페달 오조작"

장우진 2024. 9. 1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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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최근 5년간 분석한 급발진 의심 사고 원인이 모두 페달 오조작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국과수 조사에서 급발진 주장 사고 대부분이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나고 있지만, 그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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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최근 5년간 분석한 급발진 의심 사고 원인이 모두 페달 오조작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과수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 분석 현황' 결과 2020년부터 올 6월까지 총 364건의 급발진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국과수가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차량이 완전 파손돼 분석이 불가능했던 경우(42건)를 제외한 나머지 사고(321건) 모두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원인이었다.

급발진 논쟁은 꾸준히 이어져오다 지난 7월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참사로 과열됐다. 검찰은 과학수사 결과를 토대로 사고 원인이 가속페달 오조작 때문이라며 사고 운전자를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사고 발생 두 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급발진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입증 책임을 제조사에게 물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급발진 논쟁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뜨겁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해 3000건 이상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발생하는 일본의 경우 차량 결함으로 차가 스스로 튀어 나갈 수 있다는 의미인 '급발진'이라는 용어 대신 '급가속' 또는 '페달 오조작 사고' 등의 용어가 일반적으로 통용된다.

미국에서는 급발진이란 용어 대신 '의도하지 않은 가속'(Sudden Unintended Acceleration(SUA)'이라고 명명했다. 소비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미국에서조차 아직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가 없다. 2009년 발생한 도요타 급발진 사건은 전자계통의 오류가 아닌 가속페달 문제로 결론났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국과수 조사에서 급발진 주장 사고 대부분이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나고 있지만, 그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또 최근 급발진을 다룬 유튜브 콘텐츠나 뉴스 댓글에는 그동안 급발진 가능성이 높다고 설파해 온 교수, 정비 명장, 변호사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나 유튜버 등이 내놓는 자극적인 급발진 영상이 자주 노출된다"며 "급발진은 자동차 설계상 발생할 수 없다는 과학적 주장을 미디어에서 잘 다루지 않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교수, 정비 명장, 변호사 등이 EDR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잘못된 편향을 불러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EDR은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사고 시점 이전 5초 동안의 각종 데이터를 휘발성 메모리에 기록·저장하는 구조다. EDR에 기록이 필요한 정보들은 각각의 제어기로부터 수신하고, 사고 차량의 EDR 분석의 핵심인 가속페달과 제동페달에 대한 정보 역시 각각 분리돼 수신된다. EDR로 데이터를 보내는 각각의 모든 제어기가 한꺼번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제어기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EDR에는 '고장' 또는 '유효하지 않은 데이터'로 기록된다.

급발진 논쟁이 커지면 커질수록 '페달 블랙박스'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달 블랙박스 시장은 전형적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게 하는 전형적인 공포 마케팅 사례"라며 "급발진 주장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밟고 있는 페달에서 발을 떼라'는 인식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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