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대출에 주담대 8.2조 역대 최대…한은 "9월은 축소 예상"

남주현 기자 2024. 9.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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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은행권 가계대출 9.3조↑…역대 9번째 최고폭 증가
주담대 8.2조↑로 역대 최대…정부 규제 전 막차 수요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KB국민은행이 한시적으로 수도권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오는 9일부터 1주택 세대의 수도권 주택 추가 구입 목적의 주담대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2주택 이상 보유한 사람에 대해서는 추가 주택 구매 목적의 대출을 제한해 왔으나, 대출 제한 대상을 1주택 보유자로 확대한 것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KB국민은행. 2024.09.0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8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다섯달 연속 상승하며 집값 급등기인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역대 최대 규모로 치솟았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 매매가 늘어난데다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실시 연기 등에 따른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다.

한국은행은 9월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숨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봤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와 은행권의 자율적 노력과 함께 9월 휴석 연휴가 끼면서다. 아울러 9월 스트레스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린 8월 일시적 효과도 제거될 것으로 봤다.

11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30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9조3000억원 늘며 집값이 치솟던 지난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최대폭이자 역대로는 9번째 증가폭을 보였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지난해 3월(-7109억원)까지 감소했다가 4월(+2조3000억원)부터 상승 전환했다. 그러다 올해 3월에는 1조7000억원 줄며 1년 만에 감소했지만 4월(+5조원)과 5월(+6조원), 6월(+5조9000억원), 7월(+5조4000억원) 증가하며 상승세다.

주담대는 890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한달 동안 8조2000억원 늘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8개월 연속 증가세기도 하다. 한은은 주택매매 증가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등에 영향받았다고 풀이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6월 4만3000가구에서 7월에는 4만8000가구로 뛰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는 2만3000가구에서 2만7000가구로 증가했다.아파트 입주물량은 6월 2만6000 가구에서 7월 2만 가구로 줄었다가 8월에는 다시 3만2000가구로 늘었다.

분양물량은 6월 1만6000가구에서 지난달 1만7000가구를 보였다. 전세자금 대출은 7000억원으로 7월(5000억원)보다 늘었다. 전국 전세 거래량은 올해 3월 5만8000가구에서 5월 5만1000가구로 줄었고, 6월과 7월에는 각각 4만9000가구, 4만6000가구를 보였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서 아파트 단지들이 보이고 있다.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와 은행권의 대출 억제책 시행을 앞두고 서울 모든 자치구의 아파트 가격이 전주보다 올랐다. KB부동산 주간KB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 상승했다. 전방위적 대출 규제를 실시하기에 최대한 한도가 많을 때 대출을 받아 집을 사자는 수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2024.09.08. 20hwan@newsis.com


대출 규제를 앞둔 대출 막차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당초 2단계 스트레스 DSR 규 제를 7월에 시행하려다 이달로 2개월 미뤘다. 규제 시행 전 막판 대출 수요가 몰렸다는 얘기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8월 가계대출에는 주택 매매 거래와 함께 여름철 휴가 자금수요, 주가 급락 등에 따른 저가 매수 등 신용대출 증가 요인이 있었다"면서 "주담대에는 서울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난 점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쳤고, 대출 예정에 따른 선수요 발생 영향도 있었다"고 했다.

한은은 9월에는 8월보다 대출 증가세가 감소할 것으로 보면서도 10월 이후는 불확실이 높다고 예상했다. 8월 대출 막차 수요 등 일시 요인이 사라지고, 정부 대출 규제 효과가 발생하면서다. 추석 연휴로 영업일이 줄어드는 영향도 예상된다.

박 차장은 "8월에는 정부의 규제 본격 시행에 따른 대출 선수요가 발행했고, 휴가철 자금과 주식 저가 매수 수요 등이 있었지만 9월 일시적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면서 "정부 대책 이후 가격 상승폭 축소와 거래량 축소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달 8조2000억원 늘며 131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증가폭(+7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4조4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중소기업대출은 3조4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일부 은행의 대출영업 지속, 중소법인의 시설자금 수요 확대 등의 영향이다. 회사채 발행은 5000억원 순상환을 보였다. 차환자금 선조달, 계절적 비수기, P-CBO(프리이머리 자산담보부 증권) 순상환 확대 등으로 순상환을 지속했다. CP·단기사채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1조1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7월말 3.00%에서 이달 10일 기준 2.88%로 0.12%포인트 낮아졌다. 10년물은 3.06%에서 3.01%로 0.05%포인트 떨어졌다. 코스피는 미 경기지표 부진, 빅테크·AI 관련 기업 수익성 둔화 우려, 외국인 순매도 등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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