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계대출 9.8조↑…막차수요 몰리며 3년 만에 최대폭
은행권 이어 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세
"신용대출, 2금융권 등 풍선효과 모니터링"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고강도 대출관리에 나선 가운데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상 등 가계대출 관리 조치에도 불구하고 9월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도입 전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막차·영끌 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2024년 8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9조8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조치 영향으로 증가폭이 11월 2조6000억원, 12월 1000억원, 올해 1월 9000억원 등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확연히 꺾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1조9000억원, 4조9000억원씩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증가세로 전환돼 4월 4조1000억원, 5월 5조3000억원, 6월 4조2000억원, 7월 5조2000억원이 늘어났으며 8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2021년 7월 15조2000억원 증가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8조5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4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 기타대출은 은행권(+1조1000억원)과 제2금융권(2000억원)이 모두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총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폭은 전월 대비 크게 늘었고 그동안 감소하던 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9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4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상승세에 주담대의 증가폭이 7월 5조6000억원에서 8월 8조2000억원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은행권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증가 영향으로 1조1000억원 늘며 전월(-1000억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3000억원 증가하며 전월(-1000억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전월 감소세를 기록했던 주담대와 기타대출이 각각 3000억원, 2000억원 증가로 전환한 결과다.
여신전문금융회사(+7000억원)와 저축은행(+4000억원)은 증가세를 이어갔고 상호금융권(-1000억원)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은행권에서 막힌 주담대의 풍선효과가 거론됏던 보험(+3000억원)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은 "서울·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상승세,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수요, 주식투자수요 등에 따라 8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하면서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금은 가계부채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9월에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 시행과 함께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 강화 적용, 은행권의 가계대출 제한 조치 본격화 등의 영향이 9월부터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다만 가을철 이사 수요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주담대 뿐만 아니라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확고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하에서 주택시장 과열이 지속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현재 추가적으로 검토중인 관리수단을 적기에, 그리고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은행 등 금융회사들도 책임감을 갖고 대출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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