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MVP 레이스는 김도영 독무대인가, 어지럼증 교체라니…하트 '투수 4관왕' 적신호 켜졌다
[OSEN=이상학 기자] 2024시즌 프로야구 MVP 레이스가 결국은 김도영(21·KIA)의 독무대로 끝나는 걸까. 김도영의 MVP 레이스 대항마인 카일 하트(32·NC)의 투수 4관왕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트는 지난 10일 수원 KT전에 선발등판, 3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2회까지 안타 1개만 맞고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3회에 갑자기 난조를 보였다.
1사 후 심우준과 9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전 안타, 장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를 자초했다. 이어 문상철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주더니 황재균에게도 좌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투구수가 5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4회 시작부터 구원 한재승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교체 사유는 어지럼증. 3회 투구 중 어지럼증을 느꼈고, 보호 차원에서 일찍 교체됐다.
NC 타선이 5회 5득점으로 역전하면서 하트의 패전 요건을 지웠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이 2.31에서 2.44로 상승했다. 이 부문 2위 제임스 네일(KIA·2.53)과 격차가 좁혀졌다.
지난달 24일 창원 NC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강습 타구에 얼굴을 맞아 턱뼈가 부러진 네일은 턱 관절 고정 수술을 받았다. 남은 정규시즌 복귀는 어렵지만 149⅓이닝을 던져 규정이닝을 넘겼다. 2.53의 평균자책점을 시즌을 마친 가운데 하트의 성적에 따라 1위 여부가 달려있다. 하트가 한 번이라도 대량 실점한다면 네일에게 1위를 내줄 수 있다.
평균자책점보다 급한 건 다승이다. 시즌 13승을 기록 중인 하트는 이 부문 2위로 1위 원태인(삼성·14승)에게 1승 차이로 뒤져있다. NC가 잔여 시즌 15경기로 삼성보다(12경기)보다 3경기 더 남아 하트가 원태인보다 1경기 정도 추가 선발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건 다행이다. 그러나 투수 혼자 힘으로 낮출 수 있는 평균자책점과 달리 승리는 팀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변수가 많아 시즌 막판 1승 차이도 쉽게 볼 수 없다.
탈삼진도 172개로 하트가 단독 1위를 지키고 있지만 10일 고척 두산전에서 8개의 삼진을 잡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키움·168개)가 4개 차이로 따라왔다. 13승2패로 하트가 또 1위를 달리고 있는 승률(.867) 부문도 2위 KT 박영현(10승2패 승률 .833)이 근접했다. 하트가 1패를 하게 되면 2위로 내려갈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투수 4관왕은 1989~1991년 해태 선동열, 1996년 한화 구대성, 2011년 KIA 윤석민 등 3명의 선수가 총 5번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상당히 드문 기록으로 만약 하트가 4관왕을 해낸다면 MVP 레이스에서 김도영의 대항마로 손색이 없다. 올해가 타고투저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하트의 성적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여전히 4관왕이 가능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하트의 몸 상태다. 지난달 초에도 감기 몸살 후유증으로 탈수 증세를 보이며 수액을 맞고 3주를 쉬었던 만큼 이번 어지럼증도 가볍게 볼 수 없다. 몸살을 딛고 돌아온 뒤 3경기 연속 승리로 빠른 회복력을 보였지만 이제는 시즌이 얼마 안 남았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선수들의 피로도 크게 누적됐다. 지금 시기에 베스트 컨디션으로 뛰는 선수가 별로 없다. 김도영도 지난 5일 광주 한화전에서 3루 수비 도중 2루 주자 요나단 페라자와 갑작스런 충돌로 쓰러지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한 김도영은 후유증으로 어지럼증을 느꼈고, 목을 비롯해 몸 곳곳이 뭉쳐 6일 광주 키움전을 결장했다. 다행히 딱 하루 쉬고 7일 키움전에 복귀한 뒤 2경기 모두 안타를 때리며 빠르게 후유증을 털어냈다.
김도영은 올 시즌 129경기 타율 3할4푼5리(496타수 171안타) 35홈런 100타점 128득점 38도루 출루율 .419 장타율 .643 OPS 1.062로 활약 중이다. 득점·장타율·OPS 1위, 홈런 2위, 타율·출루율 3위, 안타 4위, 도루 공동 5위, 타점 6위로 주요 공격 부문에서 전부 6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KIA를 1위로 이끌고 있다.
역대 최연소,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데 이어 남은 12경기에서 2015년 NC 에릭 테임즈(47홈런-40도루) 이후 두 번째이자 국내 선수 최초 40-40까지 도전 중이다. 홈런 5개, 도루 2개만 남겨두고 있다. 40-40까지 해낸다면 MVP가 확정적이지만 설령 못해도 유력하다. 하트의 4관왕이 아니라면 MVP 후보 명함을 내밀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김도영의 독무대로 끝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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