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베일 뒤 악당에 118분 ‘순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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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베테랑2' 언론시사회 이후 악당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오면서 스포일러 공방이 뜨겁다.
악당 잡는 통쾌한 수사극과 사적제재의 윤리적 딜레마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의식 사이에서 '베테랑2'는 시종 줄타기를 한다.
합법적 통로를 벗어난 사적제재를 소재로 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지는 가운데 '베테랑2'는 유사한 작품들이 주었던 카타르시스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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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스포일러일까?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베테랑2’ 언론시사회 이후 악당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오면서 스포일러 공방이 뜨겁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은 포스의 인물을 음산한 카메라 앵글로 지목하면서도, 내부의 적이라는 설정은 이야기의 절반이 흘러갈 때까지 악당을 베일에 가려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일러인듯 아닌듯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건 비단 악당이 서있는 위치만이 아니다. 악당 잡는 통쾌한 수사극과 사적제재의 윤리적 딜레마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의식 사이에서 ‘베테랑2’는 시종 줄타기를 한다.
정리부터 하자면, 우선 118분의 상영시간이 ‘순삭’으로 지나간다. 장르를 가지고 놀 줄 아는 류승완 감독의 연출력과 황정민을 비롯해 9년 만에 돌아온 ‘팀 베테랑’의 찰떡 호흡을 객석에서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합법적 통로를 벗어난 사적제재를 소재로 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지는 가운데 ‘베테랑2’는 유사한 작품들이 주었던 카타르시스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사적제재는 정당한 것인가, 그리고 그 제재에 환호하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라는 질문이다. 다만 호쾌한 드라마와 묵직한 주제의식이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렸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올 법하다.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도 유유히 삶을 즐기던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죽음과 유사한 방식으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다. 강력범죄수사대의 서도철(황정민)은 연쇄살인을 의심하며 단서를 추적하는데, 자칭 ‘정의부장’ 유튜버가 ‘해치’라고 이름 지은 연쇄살인범이 많은 이의 환호를 받는다. 인력 부족에 허덕이던 서도철의 팀은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칼 든 범죄자를 제압하는 동영상으로 화제가 된 지구대 경찰 박선우(정해인)를 영입해 범인 검거에 나선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관광객으로 북적대는 남산 전망대에서 파쿠르 방식으로 용의자를 쫓는 추격 장면, 비 오는 옥상에서 빗줄기를 도구처럼 활용해 격투 동작을 드라마틱하게 확장한 장면은 액션 장인 류승완의 원숙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9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여전한 파이팅과 9년의 시간이 준 성숙을 품은 서도철은 1편과의 연관성과 차별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존재다. 젊은 시절의 혈기 대신 끊임없이 진실이 미끄러져가는 현실을 의심하고 자신의 어리석은 판단을 기꺼이 철회하면서 반성하는 서도철은 ‘베테랑2’가 보여주고자 하는 지금의 시대정신이다.
새롭게 합류한 정해인은 아마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 중 가장 난이도 높은 연기를 충실히 해낸다. 다만 의도인지, 한계인지 모를 박선우 캐릭터의 디테일 부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1일 낮 12시 기준 예매량 37만장으로, 1편에 이어 쌍천만 흥행 고지에 오를지 관심을 모은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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