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풀리고 자금거래 은폐… 회계·감리 지적사례 13건 공개

‘투자주식 관련’4건으로 최다
금감원 “유사사례 재발 방지”

금융감독원이 허위로 매출을 부풀리고 자금순환 거래를 은폐한 기업 사례 등 올 상반기 회계심사·감리 지적사례 13건을 공개했다.

금감원이 11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회계심사·감리 주요 지적사례’에 따르면 지적사례 중 투자주식(종속·관계기업) 관련이 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매출 등 허위계상 2건, 재고·유형자산 2건, 횡령 은폐를 위한 매출채권 등 기타 자산 허위계상 2건 등이 포함됐다.

금감원은 기업과 감사인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대표적인 감리 지적사례들을 공개해오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사례 13건 포함, 총 168건이 공개된 상태다.

주요 사례를 보면 코넥스 상장기업 A 사의 경우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자사 상품을 해외로 수출되는 것처럼 위장하고 이를 다른 용도의 새로운 상품을 매입한 것처럼 조작했다. 금감원은 A 사가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제품을 정상적으로 판매하고 원재료를 신규로 매입한 것처럼 가공의 외관을 형성, 매출·매출원가를 허위 계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계심사·감리 시 회사가 제시한 증빙 이외에도 수출입 품목의 세부정보, 대금지급조건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 D 제조업체의 경우 해외 자회사 등과 자금순환 거래를 해 장기 미회수 채권이 정상적으로 회수된 것처럼 꾸며 대손충당금을 환입하기도 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 업체는 이미 출자지분 전액을 손상 처리해 추가 출자지분도 ‘손상차손’으로 처리해야 했지만 자금순환 거래를 은폐하기 위해 이를 별도 손상차손으로 인식하지 않은 것이다.

금감원은 완전자본잠식 등으로 투자지분이 전액 손상 처리된 자회사에 대해 회사의 추가 출자가 이뤄지면 자금순환, 실적개선 등 기타 거래 동기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관 기관에 지적사례를 배포해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