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톡] 충남 공주 출신 3인방 권력의 정점에… '충청의 아들' 자처한 尹의 후광?
최근 충남 공주 출신 3인방이 정권 실세로 정점에 올라있다. 정진석(1960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이달 16일 취임을 앞둔 심우정(1971년) 검찰총장 후보, 박종준(1964년) 대통령경호처장이 그들이다.
스스로를 '충청의 아들'이라 한 윤석열 대통령의 후광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서울 태생이지만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충남 논산 출신임을 내세워 충청지역과의 연고를 부각시켜 왔다.
특히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고 나서는 "저는 충청의 아들이고 충청은 제 고향이나 다름이 없습니다"라며 충청에서 '승리의 100일 대장정'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충청에서 정권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2박 3일간 대전과 세종, 충남·북을 훑었다.
이때 강조한 것이 세종이 실질적 수도로 기능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 기반시설, 문화·예술·교육의 장을 세종시에 펼치겠다는 약속이었다. 청와대 제2집무실 세종 이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대전과 세종을 중심으로 과학기술단지를 더 육성시켜 신 중부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이 같은 윤 후보의 의중은 그동안 중앙정치나 국정운영 과정에서 소외돼 왔던 충청의 상실감을 기대로 바꿔주기에 충분했다. 이른바 충청홀대론 또는 충청소외론을 벗어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역대 모든 정권이 선거 과정에서 충청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도 막상 정책이나 정치, 국정운영 등에서는 충청을 배제해 왔던 탓에 윤석열 정권에 대한 기대감은 상대적으로 컸다.
특히 윤 정권은 출범과 함께 국정 적재적소에 충청 인재를 등용하면서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자리 나눠 먹기가 아니라 실력 있는 사람을 뽑아 지역발전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의 인사원칙과도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정권 초기부터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한화진 환경부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등이 충청 출신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 차관을 비롯해 이상래 행정복합도시건설청장, 남성현 산림청장 등 외청장들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 대통령실과 고위공무원단,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권력의 핵심 축에 충청 인사들이 자리해 왔다.
◇충남 5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충청대망론 주도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거듭나면서 '충청의 아들'을 강조했다. 이를 전제로 충청대망론의 완결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 정진석이다.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을 초기부터 도왔고, '고향 친구'라는 인연으로 매조지할 정도로 최측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통한다.
윤석열 대선 후보 진영에서는 충남 총괄선대위원장을, 당선 후 한일정책협의단장을 맡았다. 비서실장 임명 후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비공개 회동을 성공시키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 실장은 1999년 JP(김종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총재 정치특보로 정치에 입문한 뒤 재선을 이루고, JP 정계 은퇴 뒤 심대평 전 충남지사와 함께 국민중심당을 창당했다. 심 전 지사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의 부친이다.
2010년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된 바 있고, 17대 대선 경선 당시 친이계(친 이명박)와 친박계(친 박근혜)의 갈등을 중재하기도 했다. 2016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박근혜 탄핵정국에서 탄핵안 당론을 거부하고 자유 투표를 결정, 가결 직후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2013년 국회 사무총장, 2021년에는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정 실장의 부친은 내무부장관을 지낸 故 정석모 씨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자유당에서 나와 JP와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정당인 자민련을 창당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 검찰 권력 정점에 오른다
법무부 검찰과 수석검사, 대검 범죄정보담당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기조실장 등을 거친 기획통 검사로 정평이 나 있다.
휘문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대학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임용됐다. 검찰총장 후보 지명까지 비수도권 근무가 3회에 불과할 만큼 법무-검찰 내 최고의 엘리트 검사로 꼽힌다.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오빠와 휘문고 81기 동창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충청의 맹주'로 불렸던 심대평 전 충남지사의 장남이며, 대전 기반 기업인 동아연필의 김학재 회장이 처남이다. 동아연필은 우송대학교, 우송정보대학 등 학교법인 우송을 세운 기업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거쳐 올 1월 제66대 법무부 차관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도 서울고검 차장검사,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시절인 2022년 대선 직후 산업부와 산업부 산하기관 8곳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검찰총장 후보 지명의 지름길로 작용했다는 촌평이 나온다.
부친 심 전 지사와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깊은 인연이 후보자 지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정 실장은 1999년 JP 자민련 총재 정치특보로 정치에 입문한 뒤 재선을 이루고, JP 정계 은퇴 뒤 심 전 지사와 함께 국민중심당을 창당했다. 심 전 지사와 정 실장은 JP 이후 '충청 성골' 계보를 잇는 유력 인사로 평가받는다.
정 실장은 인선 브리핑을 통해 "심 후보자는 법무부와 검찰 주요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면서 "합리적 리더십으로 검찰 동료들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 절차 및 검찰 제도에 대한 높은 식견과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평했다.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최측근 '2인자'로 무한 신뢰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를 나와 경찰대학 행정학과(2기)를 수석 졸업했다. 미국 시라큐스 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과정도 마쳤다. 경찰대 4학년 재학 중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정 계급까지 최단기간에 진급한 주인공이다. 대통령 경호실 차장 시절 꼼꼼하고 부드러운 경호 체계를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기획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경찰대 교무과장, 경찰청 마약수사과장,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 경찰청 혁신기획단장, 경찰대 수사보안연구소장, 경찰수사연구원장,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 충남지방경찰청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찰청 차장 등을 지내고 초고속 승진해 45세이던 2010년 9월 치안정감에 올랐다.
2012년 제19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각각 공주시와 세종시에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13년 6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대통령 경호실 차장을 지냈다.
대통령경초처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 경호를 책임지는 자리로 경호처 업무를 총괄한다. 역대 정권을 거치며 장·차관급 직급을 오갔다.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관리하는 자리인 만큼,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은 물론 무한 신뢰를 받는 인물이 맡는다. 차관급이지만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2인자'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정권의 핵심 실세로 분류된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풍부한 경호 업무 경험과 뛰어난 업무 수행 능력으로 변화하는 경호 위협에 대한 대응, 경호 대상자에 대한 절대 안전 확보라는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뿐 아니라 선진적 경호 체계 확립에도 기여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박 신임 처장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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