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몰카 고교생, 집유로 풀려나…동종범죄로 재판 중 재차 범행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구속됐던 고등학생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지난 9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군(17)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80시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군은 지난해 4월부터 1년여간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치마 속 등 70여차례에 걸쳐 여성의 신체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았다.

A군은 지난 4월 천안의 한 서점에서 "치마 입은 여자만 사진을 찍는 범인이 있다"는 시민의 신고에 의해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경찰조사 결과 A군의 휴대전화에서는 같은 학교 여학생의 사진 등 다수 사진과 영상이 발견됐다.

당시 A군은 동종 범죄로 소년보호송치 처분을 받아 재판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군 측은 일부 사진과 영상은 학생의 얼굴이 드러나 있지 않거나 일상생활의 모습을 촬영해 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일상 생활에서 노출된 신체를 몰래 촬영해 성적 대상화한 사진 및 영상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들은 성적 수치심과 두려움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촬영물의 수위가 높다고 보기 어렵고, 상당수는 피해자가 식별되지 않았다. 외부로 유포된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구금 생활을 하면서 자숙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이고 가족들도 선도와 훈육을 다짐하고 있는 만큼, 실형을 선고해 사회로부터 격리하보다는 관찰과 교화 시도로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4개월여 구금됐던 A군은 이날 집행유예 판결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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