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총재선거 9파전…'온건보수' 2강 결선행? 극우 합종연횡?
고이즈미·이시바, 1위 놓고 각축…한때 최대 아베파, '극우 후보' 연대 추진 관측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오는 27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역대 최다인 9명이 후보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1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까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등 8명이 이미 입후보 의사를 표명했고 이날 오후엔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선언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입후보에 추천인이 필요해진 1972년 이후 최다였던 (후보) 5명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례적 후보 난립…가미카와 외무상 오늘 출마 선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이례적으로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 속에서 '출마 릴레이' 마지막 주자는 가미카와 외무상이다.
기시다 총리가 이끈 파벌인 '기시다파'에 몸담았던 그는 지난해 9월 외무상에 임명된 뒤 지명도를 올렸고 당내 실력자인 아소 다로 부총재로부터 각료로서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반면 국회의원 추천인 20명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과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단일화를 조율했으나, 논의가 불발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노다 전 총무상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지지한다는 방침을 굳혔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에 취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사이토 경제산업상도 입후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9명 출마가 확정될 경우 40대 후보는 2명으로, 고이즈미(43) 전 환경상과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담당상이다.
40대 의원이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는 것은 2009년 당시 모두 40대 중반이었던 고노 다로 디지털상,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상 등 2명이 출마한 이후 처음이다.
두 40대 후보 중 1명이 총재로 당선되면 2006년 52세 나이로 총리직에 오른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제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최연소 총리가 된다.
특히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44세에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 기록을 깨고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여성 후보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과 가미카와 외무상 등 2명이다.
2021년 진행된 직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후보자 4명 중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노다 전 총무상 등 2명이 여성이었다.
세습 정치인은 부친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비롯해 이시바 전 간사장, 고노 디지털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 등 5명이다.
도쿄신문은 출마자 절반가량이 세습 정치인인 것과 관련해 "2001년 이후 자민당 출신 총리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제외하면 모두가 세습 의원"이라며 세습 의원이 많으면 정치에서 다양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차 과반 득표 없으면 2명 결선…지지율 20%대는 고이즈미·이시바뿐
오는 27일 진행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는 국회의원 367표와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367표를 합산해 결과를 내며 누구라도 과반을 득표하면 곧바로 당선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후보 난립으로 인해 1차 투표에서 상위 1·2위를 차지한 2명이 치르는 결선 투표에서 총재가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결선 투표에서는 투표권이 국회의원 367표, 지방 당원 조직 47표로 구성돼 국회의원 세를 규합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
후보들은 일단 1차 투표에서 2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데 주력하는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은 1명이 1표를 행사하는데, 9명이 출마하면 자민당 국회의원 367명 중 절반에 가까운 180명은 각 후보 추천인이 된다. 이들은 자신이 추천한 후보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존보다 추천인 수가 대폭 늘어나고 추천인이 아닌 의원 수가 크게 줄면서 당원과 당우 의견이 1차 투표 결과를 가를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주요 언론이 실시하는 차기 총재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층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유리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20%를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확고한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지 공영방송 NHK가 지난 6∼8일 1천22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층 중 29%는 이시바 전 간사장, 27%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각각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13%, 고노 디지털상 6% 순이었다.
이런 가운데 온건 보수 성향으로 평가되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선거전 초반 두각을 나타내면서 아베 전 총리를 지지했던 강경 보수층이 후보 간 연대를 원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했다.
강경 보수층이 주목하는 인물은 아베 전 총리가 2021년 총재 선거에서 지지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아베파' 젊은 의원들이 밀고 있는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담당상이다.
보수층 다수가 반대하는 선택적 부부 별성 제도 도입에 대해 명확히 반대하는 후보는 이들뿐이다. 부부 별성은 부부가 성(姓)을 통일하게 돼 있는 일본에서 남편과 아내가 다른 성을 쓰는 것을 인정하자는 제도다.
두 진영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나란히 결선 투표에 올라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어서 선거전 도중 승산이 희박한 쪽이 다른 강경 보수 성향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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