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짜릿해서” 부산 오토바이 폭주족 10대 22명 검거

서면 도로 한복판서 빙글빙글 곡예 운전
30대 대장 구속, 동승한 10대 여성도 처벌

지난 3월 2일 새벽 폭주족이 부산 서면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은 도심 한복판에서 교통법규를 무시하고 위험천만한 질주를 한 오토바이 폭주족 대장 A씨(30대)를 도로교통법위반(공동위험행위) 및 자동차관리법위반(번호 가림) 등 혐의로 구속하고, 폭주에 가담한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중 10대는 22명이었다.

이들은 지난 3월 2일 새벽 2시를 전후해 2시간여동안 오토바이 20대를 타고 다니며 신호를 무시한 채 서면교차로 일대에서 곡예운전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연제구청, 광안리해수욕장, 수영교차로 등 도심을 떼 지어 다니면서 다른 차량 운전자에게 위력을 행사하는 등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케 하고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배달대행을 하면서 알게 됐으며, 공개 채팅방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참가자를 모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단순한 호기심과 짜릿한 맛을 느끼고 싶어서 심야 폭주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폭주를 하기 전 오토바이 번호판에 청색 테이프를 붙여 가리거나 번호판을 떼는 등 차량 번호를 식별하지 못하도록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는 자신이 운전한 오토바이를 중고시장에 판매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방범용 폐쇄회로(CC)TV에 찍힌 이들의 동선을 끈질기게 추적해 테이프 부착 전 번호판을 식별했다. 또 특징적인 부착물을 추적해 운전자를 차례대로 특정,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중에는 무면허 운전자 외에 오토바이를 등록하지 않거나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전날인 3월1일 대구 폭주행위에도 가담했을 뿐만 아니라 폭주 영상을 공유·배포하고 또 다른 폭주행위까지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행을 도모한 주범을 비롯해 범행을 방조한 동승자 등도 처벌키로 했다. 이에 따라 처벌 대상에는 오토바이에 함께 탔던 10대 여성 1명도 포함됐다.

부산경찰청은 “최근 다시 폭주족이 활동하는 분위기 속에 번호판을 가리거나 온라인 내 익명 모의를 할지라도 경찰의 추적으로 반드시 처벌된다”고 밝혔다. 이어 “폭주행위는 주동자뿐만 아니라 단순 참여자도 끝까지 추적, 검거해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