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지킨 의사 조롱하는 블랙리스트로 지역도 피해

김인수 기자 2024. 9. 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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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참여치 않거나 집단행동에 참여했다가 의료 현장으로 복귀한 이들을 조롱하는 블랙리스트에 경상국립대병원 등 지역 의사들의 명단도 올라 피해가 우려된다.

소위 '빅 5 병원' 등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명단이 중점적으로 오른 가운데, 경상국립대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와 경상국립대 의대생, 경상국립대 출신 의사 명단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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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남은 의사 800명 명단 유출…경상국립대병원 소속, 8명의 의사도 이름 올라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참여치 않거나 집단행동에 참여했다가 의료 현장으로 복귀한 이들을 조롱하는 블랙리스트에 경상국립대병원 등 지역 의사들의 명단도 올라 피해가 우려된다.

‘감사한 의사’ 명단에 지역의 대학병원 의사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감사한 의사 명단 게시글 갈무리 갭처


의료진 부족으로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을 찾다가 위급한 상황을 맞는 ‘뺑뺑이’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환자를 살리겠다며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들이 되레 조롱받고 있는 셈이다.

최근 정보 기록소(아카이브) 형태의 인터넷 공간에 ‘감사한 의사’라는 병원별 근무 의사 명단이 오르고 있다.

지난 8월 20일 작성된 명단에 오른 의사 수는 800여 명.

소위 ‘빅 5 병원’ 등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명단이 중점적으로 오른 가운데, 경상국립대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와 경상국립대 의대생, 경상국립대 출신 의사 명단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경상국립대 소속 의사는 순환기내과(본원 2, 창원 1명)와 소화기내과(3명), 류마티스내과(1명), 혈액종양내과(1명) 등 8명이다.

본과 4학년 학생의 이름도 함께 올라와 있다.

또 타지역 병원에서 근무하는 경상국립대 출신 의사들의 이름도 속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명단이 의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이들을 조롱하기 위해 작성됐다는 점이다.

작성 글에는 현장에 일하는 의사들을 향한 겁박 성 발언들이 담겼다.

해당 리스트에서 빠질 기회를 줄 테니, 후배 전공의들에게 진정성 있는 문자를 보낸 뒤 해당 글을 특정 사이트에 인증해 올리면 명단을 내려주겠다는 내용이다.

30년 뒤에도 이 명단이 남을 것이라며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특히 일부 의사를 두고는 사생활을 거론하는 내용도 담겼다.

신혼여행을 하고 온 정황이나 학부생 시절의 문제 등을 담았다.

명단이 작성된 이유는 의대 증원에 따른 일부 의사들의 반발에 함께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최근에는 ‘응급실 부역’이라는 이름과 함께 병원별 응급실 근무 인원 명단이 오르고 있다.

정부는 해당 명단 유포가 잘못이라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 유포자를 처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의사협회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감사한 의사’ 명단 작성과 유포에 유감을 표했다.

“명단을 작성한 회원들의 절박함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공격하고 비난하며 동료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다.

이어 의협은 “명단 작성과 유포를 중단해 줄 것을 당부하고, 정부가 이 문제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도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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