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평산책방 사건 “검찰 수사가 자극제 됐을 것”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3년 9월28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복 차림으로 추석 대국민 영상 메시지에서 명절 인사를 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영상으로 추석 인사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사를 해하는 일”이라며 실패한 정무적 판단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고 의원은 11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여사의 추석 영상 인사 소식을 듣고 “저도 놀랐다. 대통령실이 정무적 감각이 있기는 한 거냐”며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를 이런 식으로 뉴스에 소비하게 만드는 것은 요샛말로 ‘밀정’의 느낌이 든다. 김 여사를 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고 국민적 의구심도 여전한 상황이므로 ‘공개 행보’는 자충수에 가깝다는 취지다.

앞서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대통령실이 제작하는 추석 대국민 영상 메시지에 윤 대통령과 함께 출연해 명절 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직전 설 명절 땐 명품 가방 수수 의혹으로 악화한 여론을 의식해 인사 영상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검찰의 무혐의 판단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로 상황이 달라져 더는 비판 여론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김 여사의 여러 의혹에 대해서 해소가 된 후에 돌아오시면 괜찮은데, 지금은 보수층에 있는 어르신들조차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다는 얘기가 너무 많이 돌고 있는 상황인데, 김 여사가 나오는 것”이라며 “이게 무슨 정무적 판단이냐. 제가 만약 윤 대통령 비서관이었으면 뜯어말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생각까지 든다”고도 했다. 고 의원은 ‘명품백 사건이 검찰에서 최종 무혐의 처분을 앞두고 있으니 활동해도 괜찮다는 게 대통령실의 시각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의에도 “언제까지 잠행할 수는 없지만, 지금 아직 마무리가 안 됐다”며 “김건희 특검법이 따끈따끈하게 올라와 있는데 여사를 등장시키는 참모들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재차 지적했다.

한편, 고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발생한 무차별 폭행 사건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전방위적 검찰 수사를 꼽았다. 그는 “최근 문 전 대통령에 관련된 여러 가지 검찰 수사, 뉴스들이 그 사람(가해자)에게 자극제가 되지 않았을까”라며 “정치인들도 극단으로 치달으면 안 되겠지만, 뉴스, 수사, 이런 모든 것들이 다 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 의원은 “(가해자가) 30분가량 여러 차례 폭행을 가했고, 피해자는 골절이 굉장히 여기저기 많이 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고 의원은 “저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본 바 있고, 그 당시 논두렁 시계에 대한 트라우마가 굉장히 강하다”며 “그래서 그걸 막기 위해 이(재명) 대표도 그렇게 함부로 수사하지 말라고 모두가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의 명품백은 선물이고 (문 전 대통령 사위가) 월급 받은 것은 뇌물이라고 하면 대통령의 가족들은 일도 하지 말라는 거냐. 흙만 먹고살라는 거냐”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