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희찬-이강인 총동원'…홍명보 전술에 만족 "셋이서 같이 많이 뛴 것 같지 않아서"

▲ 홍명보 감독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로 출항부터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로 벼랑 끝에 몰렸다. 만약 오만전을 이기지 못했다면 경질 요구가 상당했을 텐데 결과를 가져오면서 월드컵 3차예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전체적으로 잘됐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 홍명보 감독이 부임 후 첫 승리에 만족했다. 준비했던 부분 전술이 그라운드에서 녹아들었다는 자평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지난 10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주민규(울산 HD)의 연속골에 힘입어 오만(76위)을 3-1로 꺾었다.

일주일 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친 팔레스타인(96위)과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겨 불안하게 출항한 홍명보호는 껄끄럽던 오만 원정을 승리로 장식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월드컵 3차예선의 첫 승리이기도 해 한층 자신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바라던 첫 골을 일찍 터뜨렸다.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자주 시간을 끄는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는 무조건 선제골이 답이다. 바람대로 한국은 전반 10분 손흥민이 내준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낮고 빠른 오른발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팔레스타인전과 달리 황희찬을 선발로 기용한 효과를 제대로 봤다.

▲ 홍명보 감독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로 출항부터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로 벼랑 끝에 몰렸다. 만약 오만전을 이기지 못했다면 경질 요구가 상당했을 텐데 결과를 가져오면서 월드컵 3차예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연합뉴스

기선 제압의 효과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오만이 점차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공격에 무게를 두면서 한국은 뒤로 물러나기 바빴다. 전방과 후방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오만에 자주 공격 기회를 내줬다. 결국 전반이 끝나기 전에 프리킥 수비 상황에서 동점골을 허용했다. 정승현(알 와슬)이 문전으로 붙여준 상대 킥을 머리로 걷어낸다는 게 자책골로 이어졌다.

한국은 후반 초반 다시 앞서갈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에게 걸려 넘어졌다. 중국인 주심의 첫 판정은 페널티킥이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손흥민의 파울이 먼저 확인됐다. 주심도 장시간 온필드 리뷰를 한 끝에 손흥민이 넘어지기 전 먼저 상대를 밀었다며 원심을 철회했다.

1-1 스코어가 길게 이어졌다. 이대로 끝나면 한국은 3차예선 초반 두 경기를 모두 놓치는 셈이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도전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때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7분 이강인으로부터 볼을 넘겨받은 뒤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2-1 결승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이 홍명보호 체제에서 10년 만에 터뜨린 득점이었다.

▲ 홍명보 감독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로 출항부터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로 벼랑 끝에 몰렸다. 만약 오만전을 이기지 못했다면 경질 요구가 상당했을 텐데 결과를 가져오면서 월드컵 3차예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연합뉴스

이대로 끝내야 승점 3점을 챙기는 대표팀에 상당한 부담이 더해졌다. 오만이 시종일관 드러눕고, VAR로 허비됐던 게 반영되면서 추가시간이 16분에 달했다. 리드를 지켜야 할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려가 커졌지만, 오히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3-1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홍명보 감독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로 출항부터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로 벼랑 끝에 몰렸다. 만약 오만전을 이기지 못했다면 경질 요구가 상당했을 전망이다. 결과를 챙기면서 경질설에 힘이 빠진 가운데 선발 5명 교체 및 후반 황문기(강원FC) 투입으로 흐름을 가져온 대목 등은 소기의 성과로 여겨진다.

홍명보 감독도 경기 후 나름 만족의 목소리를 냈다. "어려운 경기였다"고 운을 뗀 뒤 "전체적으로 잘 됐다고 생각한다. 득점 후 약간 처지는 모습을 보여주다 실점까지 했다. 실점하지 않고 전반을 마쳤어야 했기에 아쉬운 점은 있다. 그래도 훈련한 시간에 비해 전체적으로 좋았다"라고 했다.

▲ 홍명보 감독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로 출항부터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로 벼랑 끝에 몰렸다. 만약 오만전을 이기지 못했다면 경질 요구가 상당했을 텐데 결과를 가져오면서 월드컵 3차예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연합뉴스

시도한 전략에 관해 "이겨야 했기에 후반에 전술 변화를 줬다. 선수들이 변화에 아주 잘 대응했다"며 "선제골 이후 수비 위치가 조금 내려가면서 오만에 빌드업을 너무 쉽게 내줬다. 공이 계속 우리 진영에서 돌았다. 후반에는 전술적으로 잘 수행했다"라고 돌아봤다.

황희찬을 2선 중앙에서 경기 막바지에는 최전방 공격수로도 세우면서 효과를 봤다. 홍명보 감독은 황희찬의 중앙 배치에 대해 "우리의 강점인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같이 경기를 많이 한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황희찬은 지난 경기에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2차전을 준비하는 자세도 좋았다. 오늘의 결과도 충분히 얻을 만했다"라고 합격점을 줬다.

▲ 홍명보 감독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로 출항부터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로 벼랑 끝에 몰렸다. 만약 오만전을 이기지 못했다면 경질 요구가 상당했을 텐데 결과를 가져오면서 월드컵 3차예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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