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취업자 8.4만명 급감…2013년 이후 최대폭 감소(종합)

통계청 '2024년 8월 고용동향' 발표
취업자 12.3만명 ↑...일자리 증가세 둔화
제조업 취업자도 두 달 연속 감소
통계청 "'폭염 변수' 일시휴직·쉬었음 증가"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8월 건설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4000명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 취업자 역시 두 달 연속 감소하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도 2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쳤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0만1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만3000명 증가했다. 5월(8만명)·6월(9만6000명) 10만명을 밑돌았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7월(17만2000명)에 이어 두 달째 10만명대를 유지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 1~2월 30만명을 웃돌던 연초 흐름과 비교하면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한 모습이다.

특히 건설업 경기 악화가 고용시장에도 반영됐다. 최근 건설업 경기는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잇따라 좌초한 데다 신규 수주 가뭄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탓에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8만4000명 줄면서 4개월째 감소했다. 감소폭도 2013년 10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 취업자도 3만5000명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반면 정보통신업(10만1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9만4000명), 운수창고업(9만4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6만3000명) 취업자는 늘었다.

9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2024 대구경북 공공기관 지역인재 합동채용설명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이 채용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이 고용시장을 견인하고, 청년층(15~29세)과 40대 취업이 위축된 추세가 이어졌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23만1000명 증가했다. 30대와 50대 취업자도 각각 9만9000명, 3000명 늘었다. 반면 청년층 취업자는 12만4000명, 40대는 6만8000명 감소하며 각각 22개월, 2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60세 이상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세금으로 만든 공공 일자리 사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5세 이상 고용률은 63.2%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8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실업자는 56만4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9000명 줄었다. 실업률도 1.9%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21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8000명(0.3%) 증가했다. 또 이들 가운데 특정한 이유가 없는 ‘쉬었음’ 인구는 256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5000명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로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통계청은 폭염도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 등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실제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4.1시간으로 작년 동월보다 1.5시간 줄었다. 일시휴직도 74만2000명으로 18만5000명 늘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날씨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폭염에 따른 실외활동 중단 또는 탄력근무 지침 등으로 보건복지나 공공행정에서 일시휴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