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첫 대면...1.8m 거리 두고 90분간 결투

필라델피아/이민석 특파원 2024. 9. 1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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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선 2개월 앞두고 첫 TV 토론
90분간 생중계
10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마련된 ABC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장에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최대 분수령이 될 첫 TV 토론회가 10일 저녁 9시(한국 시각 11일 오전 10시) 시작됐다. 해리스와 트럼프는 이날 처음으로 대면(對面)했다. 대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 마련된 ABC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장에는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등장했다. 해리스가 먼저 트럼프 쪽 연단으로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앞서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간 토론 당시 둘은 악수하지 않았었다.

해리스는 이날 경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도널드 트럼프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률을 남겼고 우리가 한 건 트럼프의 혼란을 정리하는 것이었다”며 “미국인의 야망과 열망, 꿈을 믿기 때문에 ‘기회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세금 공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끔찍하다. 사람들이 나가서 시리얼, 베이컨, 계란을 살 수 없는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관세를 부과해 다른 나라와 세계를 위해 우리가 75년 동안 한 일에 대한 돈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헤리티지재단의 차기 보수 집권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2025′를 언급하며 자신을 공격하자 “나는 그 공약집을 읽어본 적도 없고 읽을 계획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해리스가 마르스크주의자인건 모든 세상이 다 알고 있다”고 했다.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해리스는 이날 2년 전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 권리를 연방 차원에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것을 언급하며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 된다”며 “당선되면 연방 차원에서 입법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각 주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IVF(체외 인공 수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전향적으로 찬성해왔다”고 했다. 이민 문제를 놓고는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는 이민자들이 다량으로 유입돼 반려견을 잡아먹는다는 얘기가 있다”며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나라는 스테로이드를 맞은 베네수엘라 같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러닝 메이트인 J D 밴스 상원의원이 제기한 음모론인데, 토론 진행자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바로 잡았다. 해리스는 “이래서 트럼프와 같이 일했던 공화당 인사들이나 딕 체니 전 부통령,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 같은 보수 진영 인사들이 나를 지지한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이날 트럼프에 대해 “국가 안보 범죄, 경제 범죄, 선거 개입으로 기소되고 성폭행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11월에 큰 법정 출두가 예정돼 있는 사람”이라며 “이 낡고 지친 수사에서 한 페이지를 넘기고 주택 부족 문제, 중소기업 지원, 식료품 가격 인하 같은 미국 국민의 요구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가 사법부를 무기화하고 해리스가 나를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말한 탓에 내가 총을 맞았던 것”이라며 “그들이 극단 분자들이 저를 쫓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프래킹(fracking·수압파쇄법), 총기 규제 등 주요 정책에 대해 입장이 바뀌었다는 지적에 대해 “나의 가치는 변한 것이 없고, 마침 펜실베이니아에 왔으니 프래킹에 대해 분명히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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