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2년 9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수요 둔화 우려 탓”

국제 유가 급락... 브렌트유 선물 가격 3.7% 하락
OPEC, 中 성장 둔화 반영해 석유 수요 하향 조정

미국 텍사스주 브라조리아카운티에 위치한 전략석유비축기지(SPR).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유가의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2년 9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탓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69.19달러를 기록했다. 전장 대비 3.69% 하락한 수치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의 ‘배럴당 7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도 배럴당 65.75달러로, 전장보다 4.31% 급락했다. WTI 가격 낙폭은 장중 한때 5%를 넘기도 했다.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주된 요인은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공개한 월간 보고서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 예상 등을 반영,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 전망치를 하루 211만 배럴에서 203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수요 증가분 전망치도 하루 178만 배럴에서 174만 배럴로 낮췄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보고서에서 “석유 공급 우려로 이달 중 브렌트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시장의 ‘수요 둔화’ 우려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래피단에너지그룹의 클레이 시겔 전략가는 “올해 선진국 경제에서 석유 수요 증가가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부양책도 건설 부문의 회복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이는 중국의 디젤유 수요 감소를 야기한 주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