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라볼피아나? 변형 3백? 그냥 손흥민-이강인이 해줬다...오만전이 남긴 명확한 과제

[포포투=김아인]

라볼피아나 전술은 있었지만, 결국은 손흥민과 이강인이 해결했던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이 남은 최종 예선 일정을 앞두고 풀어야 할 과제는 명확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에 위치한 술탄 카부스 스포츠 단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오만에 3-1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홍명보호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를 앞두고 공개된 선발 라인업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 비해 5명이 바뀌었다. 오세훈과 황희찬이 전방에서 공격 찬스를 노렸고, 중원에 박용우가 돌아왔다. 수비진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김민재의 파트너는 정승현이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라볼피아나 전술을 사용했다. 그가 부임할 당시 대한축구협회(KFA)가 내세운 선임 이유 중 하나는 울산 HD 시절 '라볼피아나' 전술에 능하다는 점이었다. 라볼피아나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 사이에 내려오고 좌우 풀백은 높게 전진하면서 공격 숫자를 늘리고 상대 뒤 공간을 효율적으로 공격하는 전술이다. 이날은 박용우가 김민재와 정승현 사이에 위치했고 이명재와 설영우가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그 덕에 황희찬의 선제골이 나오기도 했다. 초반 양상이 한국의 흐름대로 이어졌고, 좋은 공격 기회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반 10분 이명재가 측면에서 보낸 패스를 손흥민이 내줬고 중앙에서 황희찬이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단점도 확연히 드러났다. 중원에서 황인범이 혼자 남아 빈 공간을 전부 책임져야 했다. 이는 오만이 점차 공격 기회를 가져오는 배경이 됐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결국 프리킥을 내어주고 동점골까지 헌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후반 들어서도 답답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PK 취소와 오만의 침대축구까지 겹치면서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3분 이재성과 황문기를 투입하면서 넓어진 간격을 어느 정도 보완했다. 이후 한국이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37분 이강인이 중원에서 상대 수비를 풀어나온 뒤 손흥민에게 볼을 내줬다. 손흥민은 볼을 지켜낸 뒤 밀집된 수비 사이에서 날카로운 감아차기로 격차를 벌렸다.

한국이 추가골을 넣은 장면은 이강인과 손흥민이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어내는 개인 기량에서 나온 득점에 가까웠다. 다행히 오만의 체력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11분 역습 상황을 맞이해 손흥민의 패스를 주민규가 쐐기골로 마무리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형태와 비슷했다. 한국은 아시안컵 당시 약체 팀들을 상대로 크게 고전했다. 중원에서 크게 벌어진 공수 간격 탓에 황인범, 박용우 등이 고군분투하고 부진했다. 한국은 상대에게 먼저 실점한 뒤 간신히 투혼을 발휘해 후반 종료 직전 균형을 맞추거나 승부를 내는 비효율적인 과정을 반복하다가 우승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중동 팀들을 상대로 월드컵 본선에 수월하게 진출하려면 홍명보호의 전술적인 색채는 좀 더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