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석이던 국회 본회의장에 전례 없는 의자 추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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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정기국회 첫번째 대정부질의가 한창이던 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의원석에 못 보던 검은색 의자 하나가 놓였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회의장 의원석의 수는 국회의원 정수에 정확히 맞춰집니다.
8년 전 20대 국회에서 의원 수가 301명이 됐을 때는 의원석이 하나 더 늘었고, 21대 국회에서 다시 300명이 되자 그 좌석은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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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정기국회 첫번째 대정부질의가 한창이던 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의원석에 못 보던 검은색 의자 하나가 놓였습니다. 시각장애가 있는 서미화 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의 의사진행을 돕는 노민경 비서관을 위한 자리였습니다. 의원석 구역에 의원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의자가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회 본회의장의 출입이 엄격하게 관리되는 배경에는 본회의장이 가지는 상징성과 중요성이 있습니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 국회에서 본회의장은 의원 300명이 모여 주요한 입법 사안들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입니다. 국회에서 법안은 발의 후 상임위원회에서 치열한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본회의로 회부됩니다.
의원들끼리 치열한 토론이 이뤄져 분위기가 역동적인 상임위원회 회의장과 달리, 의안 설명과 최종 의사결정을 위한 표결이 주로 이뤄지는 만큼 본회의장은 분위기가 무척 엄숙합니다. 국회법(151조)에도 “회의장에는 의원, 국무총리, 국무위원 또는 정무위원, 그밖에 의안 심의에 필요한 사람과 의장이 허가한 사람 외에는 출입할 수 없다”는 내용의 출입 제한 항목이 별도로 있을 정도죠. 의원이나 의사진행에 필수적인 소수의 국회 사무처 직원을 제외하고는 좌석을 배정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회의장 의원석의 수는 국회의원 정수에 정확히 맞춰집니다. 8년 전 20대 국회에서 의원 수가 301명이 됐을 때는 의원석이 하나 더 늘었고, 21대 국회에서 다시 300명이 되자 그 좌석은 사라졌습니다. 상징성과 관례가 중요한 국회 분위기 속에서, 22대 국회 들어 의자를 하나 더 놓는다는 결정은 전례가 없었던 만큼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의원 구성이 다양해짐에 따라, 국회의 회의 환경은 의회 구성원 개개인의 필요와 특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를 본회의장에 데려올 때에도 큰 관심을 받았던 것 기억하시죠?
애초 서 의원을 돕는 노민경 비서관도 회의장 뒤쪽에 서 있다가 서 의원에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서 의원 의석으로 다가가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다시 뒤로 빠지는 식으로 일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원석과 대기 장소의 거리가 멀어 오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국회 본회의 중간에 의결을 해야 할 때, 표결 참여를 놓칠 뻔 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서 의원의 사정을 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사무총장 등과 논의 끝에 결국 지난달 마지막 주부터 서 의원 옆에 의자를 하나 더 놓을 수 있게 배려를 했습니다.
서 의원은 “중도 시각장애인으로서 점자 등에 익숙하지 않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지만, 조금씩 관행을 벗어나는 시도들을 해보는 중”이라고 합니다. 서 의원이 활동 중인 보건복지위원회,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도 서류를 읽기 힘든 서 의원을 위해 위원장과 간사의 협의를 거쳐 질의시간을 추가로 제공하는 등 의정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회 의사과 관계자의 말입니다. “시각장애 등의 사정이 의정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여러 방안을 열어두고 지원·조정 해나가려 한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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