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 세균, 한 번에 14개씩 증식…양치질은 하루 세 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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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입 안 미생물 중에 한 번에 여러 개의 세포로 분열하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논문 공동저자인 게리 보리시 포사이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 입 속 박테리아 세계에 이렇게 독특한 번식 전략을 가진 미생물이 있을 줄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다음에는 박테리아의 이런 전략이 우리 입과 건강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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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태에 가장 많은 막대 모양 박테리아
하루 0.5mm씩 자라 치태 지지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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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입 안에는 500종 이상의 박테리아가 군집을 이루며 번성하고 있다.
이처럼 액체나 고체 표면에 미생물이 달라붙어 이루는 군집체계를 바이오필름(biofilm, 미생물막)이라고 부른다. 입 안에서 바이오필름이 형성되는 대표적인 장소가 치태와 충치 부위다.
보통 박테리아는 1개 세포가 2개로 분열하는 방식으로 번식한다. 그런데 입 안 미생물 중에 한 번에 여러 개의 세포로 분열하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미국 시카고대 해양생물학연구소와 미국치과협회 포사이스연구소 공동연구진은 치태에 가장 많은 박테리아 가운데 하나인 코리네박테리움 마트루코티(Corynebacterium matruchotii)가 한 번에 최대 14개로 쪼개지는 다중분열 방식으로 번식한다는 걸 발견해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 번에 분열하는 세포 개수는 모세포의 길이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길쭉한 막대 모양의 이 박테리아는 막대 한쪽 끝으로만 자라면서 서로 엉겨붙는다. 이런 구조로 인해 이 박테리아는 치태의 지지대(스캐폴드) 역할을 한다.
아무리 열심히 이를 닦아도 치태가 생기는 이유
논문 공동저자인 제시카 마크 웰치 포사이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암초에는 산호가 있고 숲에는 나무가 있듯이 우리 입 안의 치태에는 코리네박테리움이 있다”며 “코리네박테리움은 주변의 다른 박테리아가 서식할 수 있는 공간 구조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생물학연구소가 개발해 2016년 발표한 클라시-피시(CLASI-FISH)라는 이름의 고해상도 이미징 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이 기술을 이용해 치태 안의 미생물군집이 고슴도치 모양을 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코리네박테리움 마트루코티가 있다는 걸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이 박테리아 군집이 하루에 최대 0.5mm까지 자랄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는 아무리 부지런히 양치질을 해도 곧바로 치태가 다시 생기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편모가 없는 대신 몸을 길쭉하게 늘리는 듯
치태 안의 이 박테리아는 왜 이런 독특한 방식의 증식을 하게 됐을까?
피부와 코 안에 서식하는 코리네박테리움의 다른 종은 이것처럼 한쪽 끝으로만 증식하거나 다중분열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똑같은 막대 모양을 하고 있지만 길이도 짧다.
연구진은 이 박테리아에는 이동 도구로 쓸 수 있는 세포소기관인 편모가 없다는 데 주목했다. 편모가 없는 대신 몸을 길쭉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동하면서 긴 막대 중간중간을 잘라 증식하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바이오필름은 작은 열대우림과도 같다”며 “치태라는 매우 조밀한 서식지가 이런 증식의 촉진제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저자인 게리 보리시 포사이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 입 속 박테리아 세계에 이렇게 독특한 번식 전략을 가진 미생물이 있을 줄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다음에는 박테리아의 이런 전략이 우리 입과 건강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DOI: pnas.2408654121
Tip extension and simultaneous multiple fission in a filamentous bacterium,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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