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역대급 가뭄’에 수질·삶의 질 악화···어부들 조업 중단, 생계도 위협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남미 중부를 가로지르는 파라과이강 수위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이 메마르면서 어업과 농업, 배송업 등 분야에 지장이 생겼다. 대기 질 저하, 식수 부족 등으로 강 인근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도 악화하고 있다.
파라과이 기상청은 10일(현지시간) 아순시온 항구 기준 파라과이강 수위가 기준보다 0.92m 낮아, 1904년 첫 측정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로사리오 항구와 비예타 등 파라과이강 수위 측정 지역 10곳 중 3∼4곳의 수위도 역대 최저에 근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파라과이강의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수위 하락이 보고된 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당국은 전했다.
2695㎞ 길이의 파라과이강은 브라질에서 발원해 볼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방향으로 흐른다.
내륙 국가인 파라과이의 주요 물류 통로인 파라과이강에서는 현재 선박 통행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모래톱에 얹힌 채 움직이지 못하는 낚싯배들도 적지 않은데, 이는 지역민 생계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파라과이 일간지 ABC콜로르는 보도했다.
파라과이 어업조합은 전날 AP통신에 “1600명의 어부가 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마데이라강 역시 매일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브라질 매체 G1은 지질당국(SGB) 발표를 인용해 마데이라강 포트루벨루 지역의 이날 수위는 0.71m로, 1967년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았다고 전했다.
아마존강을 형성하는 물줄기 중 가장 긴 네그루강(1700㎞) 상황 역시 악화했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항에서 운영하는 네그루강 수위 정보를 보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0.24∼0.27m씩 수위가 내려가고 있다.
AP통신은 851만㎢ 면적의 브라질 국토 중 59%인 500만㎢에서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반도 면적의 22배에 달한다.
브라질, 파라과이, 볼리비아 등 건조해진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불이 계속 나면서 대기 질 악화도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스위스 대기 질 개선 업체 아이큐에어의 데이터를 인용, 전날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 시민들이 파키스탄 라호르 주민 다음으로 질 나쁜 공기를 마셨다고 보도했다.
일부 주민은 식수부족으로 당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G1은 전했다.
G1은 2023년 6월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가 나타나면서 장마가 내리지 않아 가뭄이 극심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는 북대서양 해류가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지면서 강수량마저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827153601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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