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모른 척했더니 나도 간접 무임승차? 이게 맞아, 틀려?"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9. 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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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Q. 같은 팀의 동료 하나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다른 동료에게 일을 맡기고 본인은 빠져나가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어쩌다 한두 번이면 모르겠는데, 자주 있다 보니 일을 떠맡은 동료는 무척 화가 났을 거예요.

무임승차는 거의 모든 조직에서 발생하는, 하지만 대처하기가 여간 쉽지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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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고민처방] "무임승차에 침묵했다 이유로 과도한 비난…무척 억울" (글 : 김태훈 교수)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Q. 같은 팀의 동료 하나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다른 동료에게 일을 맡기고 본인은 빠져나가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어쩌다 한두 번이면 모르겠는데, 자주 있다 보니 일을 떠맡은 동료는 무척 화가 났을 거예요. 저도 너무한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딱히 개입하기는 또 그렇고 해서 그냥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저도 도매금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무임승차로 화가 난 건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저까지 비난하는 건 선을 넘은 것 아닐까요? 참 황당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A. 무척 당황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작 무임승차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내가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한둘도 아니고 이번이 처음도 아닐 텐데 말이죠. 게다가 이런 상황을 해명하기도 그렇고 그냥 두기도 그런 아주 고약한 상황이에요.

무임승차는 거의 모든 조직에서 발생하는, 하지만 대처하기가 여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일을 도맡아 한 사람의 노력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동료가 공을 나누고 인정을 받게 되는 일도 허다하죠. 당사자 입장에서는 정말 미치고 팔딱 뛸 노릇입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무임승차의 피해자는 주변에 있는 동료들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합니다. 옆에서 봤으면 다 알 텐데 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느냐는 것이죠. 게다가 한술 더 떠서 결국 당신도 이득을 본 거 아니냐? 혹은 침묵하는 건 동조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상황은 안타깝지만 결국 본인이 해결해야 할 일인데, 왜 이렇게 관련 없는 사람에게까지 손해를 입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걸 내가 꼭 간섭해야 하느냐는 생각도 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일은 무임승차 상황에서 종종 발생합니다. 피해자가 가해자 외의 동료에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그대로 보고 있으면서 이득을 취하는 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이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됩니다. 내가 피해자일 때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과 암스테르담 대학의 연구팀이 무임승차 효과에 대해 진행한 연구가 상당히 흥미로운데요.1) 연구진은 참가자와 파트너의 성향(정직-부정직)이 팀을 이루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실험은 간단한데요. 참가자가 자신과 짝을 이룬 파트너와 협력해서 거짓말을 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되는 방식이에요. 게임을 지속하게 되면 당연히 파트너의 성향(정직-부정직)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거죠.
1) Gross, J., Leib, M., Offerman, T., & Shalvi, S. (2018). Ethical free riding: When honest people find dishonest partners. Psychological Science, 29, 1956-1968.

연구진은 참가자에게 실험 도중 파트너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는데요. 결과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부정직한 사람끼리 짝을 지었다면 당연히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했죠. 그런데 정직한 사람도 부정직한 사람과 짝을 지었다면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했어요. 본인의 정직함에는 문제가 없으면서 부정직한 파트너 덕분에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니까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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