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인하전 막차 타자”… ‘최고 7.7%’ 예적금 특판 불티

박정경 기자 2024. 9.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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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은행 예적금 4개월 연속 증가세
8월말 예금잔액 925조… 16조↑
정기적금도 1조 늘어 36조 기록
신한 ‘7.7% 적금’ 50만좌로 늘려
광주은행은 연 7.1% 금리 적금
저축은행 단기상품 출시 잇따라
애큐온, 최고 12% 상품 등 눈길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따라 한국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결정 이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예·적금 상품과 ‘파킹통장’(짧은 기간 돈을 넣어두고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통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고금리 기조가 이제는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이란 관측에 ‘지금이 금리 고점’이라고 판단한 금융소비자의 ‘저축 막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약 17조 원이 5대 은행의 예·적금으로 몰렸다. 8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25조6659억 원으로 전달보다 16조3256억 원 늘었다. 5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미 기준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한 7·8월에 증가 폭이 컸다. 정기적금 잔액도 지난달 말 36조7917억 원으로 전달과 견줘 1조606억 원 늘었다. 4월부터 매월 1조 원 이상씩 불어나고 있다.

사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해 상당히 낮아진 상태로,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크게 높진 않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최고금리는 연 3.35~3.40%로 기준금리(3.5%)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수신금리가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에 예·적금으로 막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에서 ‘반짝’ 등장하는 고금리 특판 예·적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에 연 최고금리 7.7%의 ‘언제든 적금’을 특판 출시했는데, 출시 19일 만에 20만 좌가 다 팔렸다. 이에 한도를 40만 좌로 늘렸는데 이마저도 다 나가 최근 50만 좌까지 재차 늘렸다. 전북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6개월 실세금리 특판 예금’의 경우 최고금리 3.55% 소식에 1000억 원 한도가 보름 만에 다 찼다. 전북은행은 후속으로 최고 3.5% 단기(4개월 만기) 정기예금 ‘레벨업 실세 특판’을 2000억 원 한도로 지난 3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은행권은 9월 들어서도 ‘고금리 막차’를 노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추가 특판이나 만기가 짧은 단기 상품 등을 선보이고 있어,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이자장사’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판매량을 늘려 예대금리차를 축소하는 효과를 보기 위해 추가 특판을 계속 내놓는다는 분석도 있다.

농협은행의 ‘NH든든밥심예금’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특별판매 상품으로 이달 30일까지 판매한다. 1인 1계좌로 가입할 수 있다. 기간은 1년으로 100만 원 이상 예치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3.0%로, ‘아침밥 먹기’에 동참하면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금리 3.5%를 적용한다. 광주은행도 최근 ‘도전 골든100적금’을 선보였다. 개인 고객이 자유적립식 적금으로 100만 원을 모으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연 1.0%에 불과하지만 6개월간 100만 원 이상 적립하면 연 3.0%, 최근 1년간 광주은행 예·적금 계좌를 보유한 이력이 없는 경우 연 3.1% 등 추가 우대금리를 더해 연 최고 7.1% 금리를 준다.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는 등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는 고금리 파킹통장도 예테크족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SC제일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파킹통장인 ‘SC제일 Hi통장’은 최고 연 4.0%의 이자를 준다. 이 통장은 기본금리 0.10%에 우대금리를 최고 3.90% 추가로 제공한다. 신규 고객 대상 우대금리는 올해 말까지는 3.40%포인트를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잔액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하나은행의 급여 통장 ‘달달 하나 통장’도 30만 좌 한도가 소진돼 20만 좌를 추가 판매 중이다. 급여이체 시 최대 연 3% 금리와 각종 생활 쿠폰을 제공한다.

시중은행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저축은행도 특판 출시 및 파킹통장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애큐온 저축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나날이 적금’은 100일 동안 매일 금액을 넣으면 최대 연 12%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가입 기간은 100일로 3개월 남짓이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금융플랫폼 사이다뱅크에서 취급하는 파킹통장 ‘사이다입출금통장’의 금리를 0.3%포인트 올린 3.2%로 설정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OK파킹플렉스통장을 새롭게 단장해 출시했다. 500만 원 이하의 예치금에는 연 최고 3.5%의 금리를 적용하며 500만~3억 원 이하 예치금에는 연 최고 3%의 금리를 책정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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