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청년 3명 중 2명은 '법적 솔로'…유독 결혼 많이 하는 지역은?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혼인율 관련한 소식 준비했네요. 우리나라 40대 미만 인구 가운데 결혼한 사람이 3명 중 1명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는 집계가 나왔다고요.
<기자>
30대에 결혼해 있으면, "벌써 했어?"라는 말을 들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의 25세에서 39세 사이의 남녀 중에서 딱 33.7%만 기혼 상태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이 지금으로서 분석할 수 있는 최근 시기인 2(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022년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아직 마흔이 되지 않은 한국인 중에 3명 중 2명은 법적 솔로라는 겁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긴 하지만, 혼인율의 감소세가 지속적입니다.
2020년만 해도 10명 중 4명 가까이 기혼 상태라고 표현할 수 있었는데요. 이후로 해마다 2.4% 포인트씩 감소해 왔습니다.
그나마 여성은 마흔 미만에서 40% 넘게 결혼한 상태인데요. 남성은 27.5%에 그칩니다.
요즘 20대에 청첩장을 돌리면 빨리 간다 이런 말 많이 들으시죠.
20대 후반의 기혼자는 7.9%에 그쳤고, 30대 후반으로 가도 10명 중 6명 정도만 결혼해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했어도 아이를 갖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는 한데요.
그래도 35세를 넘어가서 기혼 상태라면 아이가 있는 비율이 83.8%까지 올랐습니다.
법적인 결혼 바깥의 출산도 좀 더 지원하고 사회적 시선도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일리가 있지만요.
아직까지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현실적으로 결혼은 싫은데 아이는 낳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기보다, 일단 결혼을 해야 아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결혼을 한 청년과 하지 않은 청년의 사회경제적 조건이 어떻게 다른지도 조사한 게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3명 중에 1명만 결혼해 있지 않은 이런 상황을 보면 사회 경제적으로 결혼하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니까 결혼하는 걸까, 이런 것이 좀 궁금해지는 거죠.
그래서 나라가 이런 조사가 실시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청년층의 낮은 혼인과 출산율에 대해서 다각도로 분석이 나오기도 했기 때문에 오늘(11일)은 통계청에서 이번에 집계한 내용들 중에 지역적 특성을 중점적으로 좀 보겠습니다.
전국의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유독 기혼자들이 집중된 지역이 있습니다.
서울을 비롯해서 전국의 광역시도 중에 그 어느 한 곳도 25세에서 39세 사이 청년들의 유배우자 비중이 40%를 넘지 못하는데 여기만 50%를 넘어갑니다.
어딜까? 세종시입니다.
세종시는 모두 아시는 것처럼 정부와 공공기관을 비롯해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죠.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5년 차까지 신혼 맞벌이 부부 비율이 높은데 동시에 가장 여성 1명당 합계출산율이 높기도 합니다.
공공보육을 이용할 수 있는 비율도 2022년 기준으로 서울 다음 두 번째였습니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고 특히 여성의 경우에 임신과 출산을 거치더라도 육아휴직으로 그 시기를 고용된 상태로 지날 수 있으며 그래서 복직한 후에는 잘 조성된 육아환경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지역, 결국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좀 더 결혼도 많이 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되는 모습입니다.
<앵커>
그러면 결혼한 청년의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어디입니까?
<기자>
서울입니다. 서울 청년들 중에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4명 중 1명꼴뿐입니다.
아무리 청년들 중에 결혼상태인 사람이 적다지만 20%대 그치는 건 서울이 유일합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봐도, 수도권의 유배우자 비중이 5% 포인트 가까이 더 적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이렇게 벌어지는 혼인율을 놓고 최근 들어서 부쩍 사회경제적 분석이 종종 나왔습니다.
고려대 연구진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서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생존경쟁에 내몰려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결혼까지 다다를 여유가 없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서울에 질 좋은 일자리가 몰려있기도 하지만, 그 일자리들의 편차가 크고 상대적 박탈감이나 위기감도 더 큰 상태에서 결혼이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는 겁니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서울 청년들의 유배우자 비율이 안정된 일자리의 맞벌이 부부 비율이 가장 높은 세종시 청년들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 모습에서 인구정책의 절실한 우선순위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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