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 HBM 중국 아닌 동맹 위해 개발해야” 대중 수출통제 시사

김유진 기자 2024. 9. 1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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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산업안보차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상무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대중국 수출 통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미국이 최근 양자컴퓨팅,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등 분야에서 시행한 대중 수출 통제에 한국도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전장의 승패는 우리가 오늘 개발하는 기술이 좌우할 것”이라며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를 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그러면서 “세계에 HBM을 만드는 기업이 3개 있는데 그중 2개가 한국 기업”이라며 “우리 자신과 동맹의 수요에 맞도록 이런 능력을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HBM은 AI의 근간인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데,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기업 마이크론이 제조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HBM의 대중 수출 차단을 위한 추가 조치를 준비 중이며 동맹과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행사에 참석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기자들에게 “(HBM을 만드는) 3개 기업 중에 2개가 한국 기업이라고 하면, 너무나 우리에게 영향이 클 수 있다”면서도 자세한 언급을 꺼렸다. 정 본부장은 “미국이 아직 아무것도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우리가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면서도 미국이 당국 간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최근 미국이 시행한 양자컴퓨팅,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관련 수출통제 조치에 대한 한국의 동참을 희망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한국도 곧 이런 통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 상부무는 새 수출통제를 발표하면서 자국 수준의 통제 체제를 갖춘 국가에는 별도의 미국 정부 허가 없이도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는데, 아직 관련 체제가 없는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에스테베스 차관은 중국을 겨냥한 커넥티드 차량 규제와 관련 한국 기업들이 중국산 부품 등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를 교체할 수 있는 ‘준비 시간’을 줄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의 동력 체계 관리 부품” 등이 규제 대상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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