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시신 늘리고 3년간 교수 1000명 증원…의료교육 개선에 5조 쏟는다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4. 9. 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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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 여건 개선 투자 계획
6년간 교육부 2조·복지부 3조 투입
은퇴 교수 재임용·카데바 기증 개선
교육부 오석환 차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체계 확립을 위한 인력을 양성하고 의대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 국립대 의대 전임 교원을 3년간 1000명 증원하고, 모든 국립대병원에 임상교육훈련센터를 세운다. 의대 교육 인프라 확충부터 교육과정 혁신, 전공의 수련과정 혁신까지 전 과정에 대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10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6년간 약 2조원 규모를 투자해 의대 교육여건 개선에 나서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복지부는 3조원 규모 투자를 통해 전공의 수련교육·병원 지원에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교육부 소관 6062억원, 복지부 5579억원 등 1조1641억원 규모의 투자를 우선 반영했다.

의대 증원 결정에 따라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모집인원이 1497명 늘어나는 만큼 의대의 교원과 시설, 교육기자재 확충이 우선이다. 의대 교원은 기존 계획대로 국립대 의대 교수를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1000명 증원할 계획이다. 연도별로는 내년에는 330명, 2026년엔 400명, 2027년에는 270명으로 나눠 충원한다. 사립대 의대 또한 자체적인 교수 확충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 이번 계획은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전제로 한 것이다.

기존에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기금교수(대학병원의 기금으로 인건비를 받는 교수), 임상교수 등을 공무원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전임 교수로 채용하고, 경험이 풍부한 은퇴 교수(시니어 의사)를 명예교수로 임용해 전공분야 연구지도 등 교육연구활동에 투입하는 등 제도 개선을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 기금교수 중 많은 분이 전임교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설 확충을 위해서는 우선 기존 의대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추가적인 건축 등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공사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턴키)을 도입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특히 9개 국립대에 더해 서울대까지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건립해 의대생·전공의 등을 대상으로 모의 실습 중심의 임상교육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늘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어왔던 교육용 시신(카데바) 기증 제도도 개선한다. 복지부는 기증자와 유족이 동의할 경우 교육용 기증 시신을 부족한 의대에 대신 제공할 수 있도록 하반기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는 특정 기관을 지정해 기부된 교육용 시신은 다른 곳에서 활용할 수 없다.

[사진 = 연합뉴스]
또한 내년부터 가칭 ‘의대 교육 혁신 지원 사업’을 신설해 의학교육의 질을 높히도록 돕는다. ‘상향식’(Bottom-up)으로 각 대학이 지자체와 함께 교육혁신 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심사해 차등 지원하는 식이다. 대학 별로 의공학,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신약개발 등 특성화한 교육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의료 인재를 양성하도록 과정을 재설계하는 작업이다.

지역 의료의 강화를 위해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와 연계도 강화한다.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중을 60% 이상으로 유지하고, 지역인재전형에 특화된 전형 모델을 개발하는 대학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인재육성지원 사업’을 신설한다. 지역 정주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지역 의료 실습도 확대하고,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시범 도입하며, 비수도권의 전공의 배정 비중을 현재 45%에서 50%로 상향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이번 계획은 대부분 중장기 방안인만큼 당장 내년의 교육에 있어서 여전히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현재 1학년의 대량 유급 사태가 발생한다면 내년에는 최대 7500명 수준의 교육이 이뤄져야 할 가능성도 있다. 한 사립대 의대 관계자는 “여전히 의대생과 전공의 등이 내년 의대 증원 백지화 주장을 유지하고 있어서 실효성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예과 1학년의 경우 교양 과정이 많아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어려운 상황을 오히려 교육 개선의 기회로 삼고자 예산 확보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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