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험 손익 감소에도…"보험료 깎아줄게" 유혹하는 손보사들

김희정 2024. 9. 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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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차보험 손익 전년비 40% 급감
손보사들 자동차 보험 할인 특약 경쟁
우량고객 확보·전체 보험료 인하 면피

올 상반기 줄어든 자동차보험 손익에도 불구하고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 할인 특약 늘리기에 여념이 없다. 기존에 출시했던 '안전운전 할인 특약' 등의 혜택을 확대하고, '첨단 안전장치 할인 특약' 구간을 새로 만드는 등 보험료 깎아주기 경쟁이 한창이다.

평소 안전한 주행 습관을 준수하는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내년 차보험료 인하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순이익은 3322억원으로 4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해 동기 5559억원과 비교하면 40.2%(2237억원)나 빠졌다.

올 초 평균 2.5% 수준의 보험료 인하로 상반기 자동차보험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2%(1244억원) 감소한 10조5141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손해율은 올해 상반기 80.2%로 지난해 동기 78%보다 2.2%포인트 올랐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0% 안팎으로 손해율이 이보다 높으면 차보험을 팔수록 손해를 본다는 게 손보업계의 주장이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손해율은 80%대 중반~90년대 초반을 기록했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지난해 누적 손해율(80.7%)에 근접하는 등 상승 추세가 예년에 비해 가파른 편"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손보사들은 할인 특약을 크게 늘리는 등 "자동차보험료를 깎아주겠다"며 판촉 경쟁에 나서고 있다.

우선 업계 선두사 삼성화재는 여러 가족이 자동차를 함께 이용할 때 실제 운전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보험 가입자 연령이나 범위를 좁힐 수 있는 '운전자 범위 한정 특약' 구간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 '부모 2인+자녀' 한정에서 '1인 운전가능자(부모 중 1명 택)+자녀' 한정으로 묶을 수 있게 했다. 차를 모는 부모연령이 35~64세라면 보험료를 기존 대비 9.5% 할인해준다.

DB손보는 다음 달 1일부터 개인의 운전습관과 연계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UBI(Usage Based Insurance) 안전운전 할인 특약 할인율을 확대한다. T맵, 카카오내비를 이용할 경우 신차 기준 최고 할인율이 기존 16.6%에서 18.3%로 상향된다. 네이버 지도 할인율은 20.8%에서 22.4%로 오른다.

현대해상 역시 마찬가지로 내달부터 UBI 안전운전 할인 특약을 업무용까지 확대한다. 무선인터넷 연결 자동차인 커넥티드카의 경우 기준을 충족하면 업무용차도 보험료를 10% 할인해준다. 이달 초부턴 업무용에도 차선이탈 경고장치, 후측방 충돌 경고장치 등 첨단 안전장치를 단 개수만큼 보험료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기존엔 개인용에만 할인이 적용됐다. 

손보사들이 잇달아 할인 특약을 출시하는 건 안전운전이 기본인 우량 고객 및 신계약을 확보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 등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이 85.4%로 전년 말 대비 0.1%포인트 확대됐다. 서로 뺏고 뺏기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존 특약을 강화하고 안전운전을 유도해 우량 고객 확보와 손해율 방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전체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을 피하기 위해 손보사들이 할인 특약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경상환자 과잉진료 방지 등 자동차보험 관련 정책적 지원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차보험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지속적인 보험료 인하로 손해율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데다, 여름철 장마와 폭우, 겨울철 폭설 등에 따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추가 보험료 인하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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