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YMSA 대구빌딩 ‘도로’ 영원무역으로…성래은 증여세 재원
YMSA, 2012년 영원무역 소유 건물 60억에 매입․증축
작년 5월 587억에 다시 매각…성래은에 815억 대출
美 시애틀 법인 480억 출자 해외 부동산 투자도 열일
창업주에게 지주사 위의 지주사격, 이른바 ‘옥상옥’ 지배회사의 활용도는 비단 오너십을 우회적으로 떠받치는 버팀목으로만 한정되지 않았다. 남부럽지 않은 ‘캐시 카우(현금창출원)’를 기반으로 잇달아 빌딩을 사들였다.
패션·유통그룹 영원무역 창업주 성기학(77) 회장 얘기다. 오너 지배구조의 핵 와이엠에스에이(YMSA)가 사모은 부동산은 훗날 2대 세습의 지렛대로 이용됐다. 이런 맥락에서 YMSA ‘빌딩 쇼핑’의 실상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예사롭지 않은 내부거래가 눈에 띄기도 해서다.
오너십 마침표 찍자 공격적 빌딩 투자
2012년 9월 YMSA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동 소재 토지(1327.3㎡) 및 3층짜리 건물을 60억원에 매입했다. 2012년 7월과 2013년에 걸쳐 성 창업주(100%)→YMSA(29.09%, 성 회장 및 일가 17.50%)→홀딩스(50.52%․59.3%)→㈜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 지배체제가 완성됐던 무렵이다.
즉, 성 창업주는 오너 지배구조에 종지부를 찍자 YMSA를 통해 공격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아웃도어·스포츠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주력사이자 투자부동산이 많기로 유명한 ㈜영원무역이 뒷배 노릇을 했다.
(참고로 ㈜영원무역은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명동사옥,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영원월곡프라자 등을 가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의 영원아웃도어 사옥도 ㈜영원무역 소유다. 반면 ㈜영원무역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만리동사옥은 영원무역홀딩스 소유다.)
대구 만촌동의 원래 건물주가 ㈜영원무역이었다. 2010년 7월 업무용으로 건설사로부터 57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2년 만에 3억원의 웃돈을 받고 YMSA에 넘겼다. YMSA는 이를 2016년부터 기존 건물을 허물고 사옥을 중축, 2018년 말 완공했다.
연면적 1만9173㎡(5800평)에 지하 5층~지상 20층 88.3m 높이의 YMSA빌딩(현 영원무역대구빌딩)이다. 대구 지하철 2호선 만촌역 1번 출구 바로 앞 역세권 건물이다. YMSA가 본점을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동에서 YMSA빌딩으로 이전한 것도 이 때다.
YMSA는 2015년 6월에도 서울 중구 충무로2가에 위치한 토지(509.8㎡) 및 4층 건물 지분 22%를 26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이 또한 원래는 ㈜영원무역 소유였다. 당초 ㈜영원무역의 취득가는 30억원이다. YMSA는 이 건물 역시 지하 2층~지상 10층짜리 건물로 신축했다. 현 와이엠에스에이빌딩이다.
미국 시애틀 빌딩 2채 소유…벌이는 신통찮아
해외 부동산으로까지 발을 넓혔다. ‘YMSA USA LLC’를 통해서다. 방글라데시 무역업체(YSC), 우즈베키스탄 공연장운영업체(EL MEROS)와 더불어 현 YMSA의 3개 해외 자회사 중 하나다.
다른 해외법인의 자산(작년 말 기준)이 많아야 13억원, 적으면 1억원이 채 안되는 데 비해 미국 법인은 534억원으로 덩치가 제법 된다. 2013년 설립한 부동산 임대업체다. YMSA가 초기부터 2020년까지 총 477억원을 출자했다.
YMSA USA는 이를 기반으로 미국 워싱턴주 웨스트 시애틀의 하버 애비뉴(Harbor Ave)에 아파트, 사무실 등을 갖춘 6층짜리 건물을 신축했다 인근에 3층짜리 건물도 소유 중이다.
다만 미국법인이 임대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아직은 신통찮은 편이다. 2020년부터 매출이 발생해 작년까지 적게는 17억원, 많으면 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4년간 1억~4억원의 순익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방글라데시 법인 주식 1210억 ‘잭팟’…재원 든든
YMSA가 빌딩 투자나 사옥 신축 등에 적잖은 비용을 들였지만 재원에 대한 물음표는 ‘우문(愚問)’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2000년~2012년 7월 425억원을 투입해 홀딩스 현 지분 29.09%를 확보하는데 공력을 쏟을 때보다도 외려 더 풍족한 ‘캐시’가 흘러들었다.
우선 2012년 8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한국총판 영원아웃도어 지분 8.3% 중 3.3%를 홀딩스에 넘기고 받은 돈이 302억원이다. 지주 요건 충족을 위해 앞서 7월 5%(458억원)를 현물출자해 홀딩스 지분을 24.62%→29.09% 확대하고 남아있던 지분이다.
비록 YMSA에 깔아놓은 ‘캐시 카우(현금창출원)’ 중 영원아웃도어 주식은 없어졌지만 나머지 3가지는 변함없이 ‘돈줄’ 역할을 했다. 그 중에서도 해외법인 주식은 가장 압도적이었다. 영원무역그룹이 1987년 9월 방글라데시 치타공을 시작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늘려나갈 당시 모체 ㈜영원무역과 동반 출자했던 주식이다.
YMSA는 앞서 2010년 5월 해외 1~2호 생산법인 YCL(YOUNGONE (CEPZ) LTD) 지분 7.3%와 YPL(YOUNGONE PADDING LTD) 53.43%를 148억원에 ㈜영원무역에 전량 처분한 뒤에도 해외 생산법인 주식이 남아있었다.
YHT(YOUNGONE HI-TECH SPORTSWEAR INDUSTRIES LTD) 53.71%다. 1993년 5월 설립된 방글라데시 다카 소재의 해외 3호 생산법인이다. YMSA의 당시 투자액은 5억원도 채 안됐다.
반면 OEM 사업의 폭풍성장과 맞물려 해외 생산법인의 주식가치는 점점 더 뛰었다. 2014년 12월 YMSA가 이 중 26.71%를 당시 YHT 2대주주(46.29%)인 ㈜영원무역에 넘기고 받은 돈이 513억원이다. 2016년 3월에는 나머지 27%도 697억원에 매각했다. 총 1210억원을 손에 쥐었다.
성래은 YMSA 50.1% 수증 뒤 815억 차입
홀딩스 배당수입 또한 종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12~2023년 12년간 홀딩스 총배당금 1750억원 중 YMSA가 가져간 액수가 600억원이다. 2000년 초 주주로 등장한 뒤 2011년까지 동일한 기간 70억원의 약 9배에 해당한다. 작년에만 184억원이 유입됐다.
홀딩스가 ‘투톱’ 자회사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의 성장에 기반해 점점 배당을 늘린데 기인한다. 2010년 중후반까지 50억~60억원대에서 2021년 232억원, 2022년에는 354억원을 풀었다. 작년에는 첫 중간배당 186억원을 합해 461억원을 뿌렸다.
이에 더해 ㈜영원무역 해외 생산공장에 섬유소재·패딩원단을 대는 안정적 사업구조 역시 어디 가지 않았다. 2019년부터는 대구 만촌동 YMSA빌딩을 통해 임대수입도 올리고 있다.
YMSA은 2022년 말 총자산 2450억원에 순차입금 마이너스(-) 139억원, 부채비율은 7.3%에 머물렀다. 그만큼 남부러울 게 없는 현금과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YMSA가 작년 5월 대구 만촌동 YMSA빌딩을 ㈜영원무역에 되팔았다. 매각자금 587억원과 현금 228억원을 합해 도합 815억원의 장기자금을 성래은(46)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에게 빌려줬다. 성 부회장이 앞서 3월 부친인 성 창업주로부터 YMSA 지분 50.1%를 물려받아 거액의 증여세를 내야했던 시기다. (▶ [거버넌스워치] 영원무역 ⑧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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