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은 ‘어디 감히’ 독재…탄핵 사유는 이미 ‘용암’처럼 흘러내려”
“의료대란, 尹 지지 ‘20%’ 둑 무너뜨릴 것…김건희 리스크, 해소 불가능”
“한동훈식 ‘치고 빠지는’ 정치, ‘셀프 고립’ ‘셀프 왕따’ 자처해”
“文 수사, 檢의 마지막 발악…추석 밥상에 ‘김건희’ 막으려 물 타기”
“재보선, 민주당과 ‘부산 협력-호남 경쟁’이 기조…자신 있다”
(시사저널=구민주‧변문우 기자)
지난 총선에서 '3년은 너무 길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원내 12석' 깜짝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 하지만 최근 혁신당은 거대양당의 주도권 싸움과 거부권 정국 속 비교섭단체의 한계를 체감하며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이를 반전시킬 카드로 혁신당은 오는 '10‧16 재보궐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총선 돌풍에 일조했던 윤재관 혁신당 전략기획부원장은 "민주당과 부산에선 협력하고 호남에선 기똥찬 경쟁을 하는 것이 당의 핵심 선거 전략"이라며 "후보 인물 면에서도 '정책선거'를 주도할 자신감이 있다"고 자부했다.
윤 부원장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혁신당의 핵심 과제이자 어젠다로 주저 없이 윤석열 정권의 '탄핵'을 꼽았다. 그는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이미 용암처럼 흘러내리고 있다"며 "혁신당은 이러한 용암 파편들을 한 데 모아 법리적 탄핵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 정부의 최대 리스크 중 하나로 '의료대란'을 꼽으며 "의료대란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20% 둑마저 무너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지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해선 "명품백 수수 의혹 무혐의가 뜨자마자 '공천 개입' 의혹이 터졌다"며 "앞으로도 꼬리를 물고 의혹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올 것"이라고 봤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선 "치고 빠지는 '알리바이 정치'로 인해 '셀프 왕따'가 됐다"며 "'한동훈 정치'는 미래가 없다"고 직격했다.
정기국회에서 혁신당이 집중하고 있는 '핵심 '전략'은 무엇인가.
"단연 '탄핵'이다. 다가오는 국정감사부터 당 활동의 모든 귀결점은 '탄핵'이다. 흩어져 있는 수많은 탄핵 사유들을 하나로 잘 모아 '심리적 탄핵' '정치적 탄핵'을 넘어 '법리적 탄핵'까지 연결시켜야 한다. 그 징검다리 역할을 혁신당이 할 것이다."
현 상황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슷하다고 보나.
"탄핵의 성질이 좀 다르다. 다들 기억을 잘 못하겠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최순실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진 국민적 '신뢰'가 어느 정도 축적돼 있었다. 그러던 중 국정농단 정황이 드러나니 국민들의 배신감과 분노가 갑자기 '용암'처럼 솟구친 것이다. 지금 윤 대통령의 경우 이미 신뢰는 무너졌고 탄핵 사유는 이미 용암처럼 솟구쳐 흘러내리고 있다. '채해병 사건 수사외압' '무속인 천공 개입'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 등, 이 중 하나만 터져도 탄핵 감인데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너무 많아서 이미 잊힌 용암들까지 다시 끌어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 3년은 길다."
조국 대표가 9일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건희 여사를 '최순실'에 빗대며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여사와 관련된 일련의 논란들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김건희 리스크는 앞으로도 계속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올 것이다. 본인이 공인으로서 나서야 할 때와 나서지 않을 때를 구분하지 못하고, 하루에도 수십 명과 연락하지 않나. 이런 행적들이 하나하나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수습 불가다. 단적으로 이번에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결론이 밝혀지자 곧바로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이 터져 나오지 않았나. 무언가를 갖고 있는 사람들, 벼르고 있던 사람들에 의해 계속 이렇게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것이다."
김 여사의 공개 활동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제2부속실' 설치가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부속실에서 김 여사에게 어떤 제동을 걸 수 있겠나. 결국 김 여사 뜻대로, 김 여사가 밀어붙이는 대로 운영될 것이다. 부속실 인적 구성에 있어 김 여사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대찬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거론된 부속실장을 비롯해 참모들이 결코 그래 보이지 않는다. 부속실의 김 여사 통제? 초등학생한테 수능 문제 풀라는 격이다."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의료대란'도 최근 핵심 화두다.
"여전히 윤석열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 5명 중 1명(윤 대통령 지지율 20%대)마저 외면할 이슈라고 생각한다. 의료대란이 정부의 마지막 둑마저 무너트리고 말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라고 대통령 자리에 앉혀놨는데 의료대란을 촉발해 국민들을 사지로 몰고 있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앉아있을 더 이상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미 구멍이 크게 나버린 마지막 둑을 빠르게 무너뜨리는 역할, 혁신당이 이번 국정감사에서부터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
의료대란, 어디서부터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할까.
"당연히 윤 대통령의 잘못되고 고집된 인식에서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통령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데 별 기대가 없다. 수십 년 동안 검사였던 윤 대통령 머릿속에는 '어딜 감히 덤벼. 나는 전임 대통령도 집어넣은 사람인데 감히 의사가 까불어?' 이런 생각만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국정 운영에 있어 '설득'이란 게 전혀 없다. 설득이 필요한 대상을 그냥 '반국가 세력'으로 치부해버리지 않나. 민주공화국 대통령으로서 가져야 하는 '민주적 절차'에 대한 기본 인식이 전혀 없고, 오로지 '진압'으로 해결하려 한다. 그러니 '독재 정부'라고 불리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가.
"가장 나쁜 정치인이 누구인지 아나. 바로 '도망가는' 정치인이다. 정치는 '자기 주장'을 분명히 내놓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은 후 그에 맞는 책임을 지는 일이다. 그런데 한 대표의 정치 방식은 한 마디로 치고 빠지는 '알리바이 정치'다. '채해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도,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도 살짝 말만 한 마디 던지고 용산이 조금 으르렁대니 바로 뒤로 빠져버리지 않나. 이러한 정치의 결과는 무엇인가. 바로 '패싱'과 '고립무원'이다. 자기 힘도 없는데 용산에 밉보이기까지 하니 한 달 만에 정치력이 들통나고 '셀프 왕따'가 됐잖나. '정도(正道)'를 가지 않는 정치는 국민들이 금세 알아차린다. '한동훈 정치'는 미래가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검찰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발악이라고 본다. 검찰이 문 닫는 길을 자초하고 있다. 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주장하고 있는 검찰청의 기소청 전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가 필요한 이유를 검찰이 증명해 보이고 있다.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스스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 일가 수사는 누가 봐도 추석 밥상에 '김건희 무혐의' '황제 수사' '접대 수사' 키워드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물타기 시도'다. 극악무도한 방법으로 수사권을 사용해 전직 대통령 모욕주기를 하는 것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곤경에 빠트렸던 '논두렁 시계' 사태의 재현이다. 검찰의 수준은 그때와 비교해 단 한 걸음도 진보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은 그때와 달라졌다. 국민들은 더 이상 검찰에서 말하는 것을 곧 법이자 진실로 생각하지 않는다."
10‧16 재보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혁신당의 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지난 총선은 '3년은 너무 길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이 두 가지 핵심 캐치프레이즈로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야말로 히트작이었다. 다만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또 비슷한 구호를 내걸고 비슷한 선거 운동을 재현한다면 국민들은 총선 때만큼의 기대와 지지를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 조금은 다른,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정한 이번 재보궐 선거 핵심 키워드는 '용기', 그리고 '정도(正道)'다. 소수 정당, 약자 정당이니까 배려해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당은 오히려 민주당을 향해 건강하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또 험지인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로 국민의힘을 무찌르자고도 먼저 제시했다. 무모한 도전인 걸 알면서도 용기를 낸 것이다. 우리는 한동훈의 정치처럼 치고 빠지지 않을 것이다. 거대한 민주당에 숨어 가만히 있는 '편안한 정치'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목소리를 내고 그에 따르는 결과에 책임을 질 것이다."
민주당에서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 후보를 전략 공천하면서, 사실상 혁신당의 단일화 제안을 거절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민주당의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관련한 우리 당의 재보궐 선거 전략은 분명하다. 부산에선 협력하고 호남에선 경쟁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 당보다 먼저 부산 금정에 인재를 영입해 공천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야권이 약세인 지역인 만큼, 민주당에게 협력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반대로 호남에선 이전과 다르게 유권자들에게 복수의 선택지를 부여해 기똥찬 경쟁을 펼치자는 입장이다. 이것이 민주당과 혁신당이 앞으로 가야 할 지점이고 해야 할 경쟁이 아닌가 생각한다. 민주당도 이 대의에 동참해 줬으면 한다."
유독 호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호남이 선거에서 '복수의 선택지'를 부여받았던 때는 사실상 2016년 총선이 유일하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호남 민심 설득에 성공했지만, 결국 결과적으로 이 민심을 배신하는 길을 택했다. 혁신당은 이익을 위해 뭉쳤던 안철수당과 다르다. 그리고 그 누구도 우리가 민심을 배반하고 윤석열 정부‧국민의힘과 손잡을 거라고 의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동안 호남이 민주당을 택했던 이유들을 우리 당도 똑같이 갖고 있다. 5‧18 정신을 존중하고 국민을 핍박하는 보수 정당에 맞서는 것. 호남을 배신하지 않을, 안심하고 뽑을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드디어 호남에 나타난 셈이다. 여기에 우리 당 후보들은 지역 맞춤 정책에 상당히 전문적 역량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 '정책 선거' 면에서 민주당 등 여느 후보 우위에 있다는 자신이 있다. 따라서 쉽진 않겠지만 해볼 만한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정치 구조상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지지율 정체에 대한 내부 고민도 클 것 같은데.
"고민이 당연히 있지만 '천천히 서두르자'는 결론을 내렸다. 총선에서 690만 표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음에도 교섭단체조차 구성할 수 없는 어려운 정치 현실에서, 제3당이 꾸준히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쉽게 조급해질 수 있다. 조급한 마음에 무리한 '정치 쇼'를 하지 않기 위해 늘 경계한다. 우리 당이 좀 더 두터운 지지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차분하게 긴 안목을 갖고 민생과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한다면 더 단단하게 조금씩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혁신당이 12석을 얻고 오는 재보궐선거에도 자신 있게 뛰어들 수 있도록 해준 건 국민이다. 국민은 혁신당을 낳아준 부모인 셈이다. 부모가 꾸준히 응원과 지지를 해주지 않으면 정당은 존립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이렇게 자식을 낳아주셨으니 조금만 더 키워주시고 걸음마까지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호소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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