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토스증권 효자됐는데…카카오페이증권은 금쪽이[증권사 상반기 실적]

백지현 2024. 9.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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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증권 해외주식 수수료 힘입어 흑자 전환
카카오페이증권도 성장했지만 적자탈출 못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시대에 등장한 두 핀테크 증권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토스증권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캐시카우로 등극했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1년 전보다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모회사 카카오페이에 적자 부담을 더했다. 

두 증권사는 MTS를 기반으로 리테일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거래 수수료 수익이 실적을 좌우한다. 특히 올해 들어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 배경으로 해외주식 수수료가 꼽힌다.

해외주식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토스증권은 대형증권사와 순위 다툼을 벌이는 위치까지 오른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여전히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증권이 해외주식 거래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토스증권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회사의 미래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예수부채는 비슷한 수준으로 늘었다. 토스증권은 연내 미수거래를 시작하는 가운데 리테일 사업 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흑자전환' 토스증권·'만년적자'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의 개별 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17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06억원, 343억원으로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토스증권은 이미 작년 1년간 벌어들인 매출액의 86%를 달성했는데, 영업비용은 전년대비 43% 늘어나는데 그친 것이 흑자전환의 배경이다.

덕분에 비바리퍼블리카의 캐시카우 노릇을 톡톡히 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연결 기준 1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94억원, 순손실은 201억원에 달한다. 다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1000억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적자가 크게 줄었다. 

세전이익으로 보면 본사인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해 토스페이먼츠, 브이씨엔씨, 토스플레이스, 토스모바일 등 계열사들은 손실만 내고 있다. 그러나 토스증권이 300억원의 이익을 내며 적자를 메꾸는데 기여했다. 

한편, 카카오페이증권의 개별 기준 매출액은 5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1% 늘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96억원, 197억원으로 작년보다 적자폭을 60억원 줄이긴 했으나, 여전히 1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설립한 이래로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이는 모회사이자 대주주인 카카오페이의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카카오페이는 연결기준 16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증권 계열사에서 나온 영업손실이 없었다면 흑자전환도 가능했다. 

토스증권vs카카오페이증권, 상반기 영업이익·순이익 변화

희비 가른건 해외주식 수수료...10배차

아직 두 증권사의 사업구조는 리테일에 집중돼 있는 만큼 수익의 절반이 중개 수수료에서 나온다. 이들의 실적 격차가 커진 것도 수수료 수익 때문이다.

특히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실적을 갈랐다. 토스증권의 사용자들이 올 상반기 해외주식을 사고판 거래대금은 총 68조7785억원이다. 이는 한국예탁결제원에 집계된 전체 해외주식 거래대금의 16%를 차지한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리테일 절대강자 키움증권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거래대금 점유율이 높아지자 수수료 수익도 급성장했다. 올 상반기 토스증권의 외화증권 투자중개 수수료는 650억원으로 작년 337억원 대비 92.6% 성장했다. 

2021년 12월 해외중개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소수점거래, 주식모으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시하며 공격적으로 해외주식 투자자층을 파고든게 유효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국내 증시가 상반기 내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사이 반사적으로 미국 증시 인기가 높아진 점도 실적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상반기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 성장률도 165%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액 기준으로는 토스증권과의 격차가 여전하다. 관련 수익은 56억원으로 토스증권이 벌어들인 금액의 10분의 1수준이다.  

다만 두 회사는 아직 국내 주식 중개에서는 약한 모습이다. 토스증권의 상반기 국내주식 중개 수수료는 99억원, 카카오페이증권은 20억원이다.

예수금·자기자본도 토스증권 우위

금융업에서 미래 수익의 가늠자로 활용하는 예수부채에서도 토스증권이 앞서가고 있다. 예수부채에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묶어둔 예탁금을 가리킨다. 

토스증권의 투자자예탁금은 9861억원으로 전년대비 65% 성장했다. 카카오페이증권도 전년대비 64% 늘어난 8032억원을 기록했지만, 토스증권과 약 1800억원 차이를 보인다. 

토스증권의 리테일 영역 확장 전략이 두 증권사의 실적 차이를 넓힐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토스증권은 지난 7월 해외채권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하반기 중 해외주식 미수거래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자기자본에서도 토스증권이 앞선다. 토스증권의 자기자본이 작년말 1612억원에서 올 상반기까지 1992억원으로 증가하는 동안 카카오페이증권의 자기자본은 1917억원에서 1719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레버리지비율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페이증권의 레버리지비율은 159%를 기록한 반면 토스증권은 455%로 집계됐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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