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빛축제

김재근 선임기자 2024. 9.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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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드 시드니, 드림.

호주의 세계적인 빛 축제인 '비비드 시드니(Vivid Sydney)'의 2025년 주제와 방향을 소개하는 문구이다.

비비드 시드니는 매년 5-6월 열리는 세계적인 빛축제이다.

세종 빛축제를 싸고 논란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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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비비드 시드니, 드림. 당신은 무엇을 꿈꾸나요?

호주의 세계적인 빛 축제인 '비비드 시드니(Vivid Sydney)'의 2025년 주제와 방향을 소개하는 문구이다. 내년도 축제 연출자가 "모든 것은 꿈에서 시작된다"며 기획 의도를 밝히고 있다.

비비드 시드니는 매년 5-6월 열리는 세계적인 빛축제이다. 오페라하우스 등 유명한 건축물과 공공장소에 아름다운 조명을 설치하고 영상을 상영한다. 다양한 음악을 공연하고, 세계적인 사상가와 리더가 변화와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유명 요리사가 맛있는 음식도 제공한다. 빛을 중심으로 음악, 아이디어, 음식이 어우러진 종합축제이다. 매년 200만-300만 명이 모여들고, 국내에서도 이 축제를 보러 가는 관광상품까지 생겨났다,

세종 빛축제를 싸고 논란이 뜨겁다. 세종시가 예산 6억원을 편성했는데 의회에서 삭감한 것이다. 금강 수변상가 상인들이 상권 활성화를 가로막는다며 반발하고, 집행부도 어떻게든 개최하겠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의회가 예산을 없앤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세종 빛축제는 미흡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개막식의 불새쇼에서는 새(비행체)가 강물에 추락했고, 세종시 청사를 배경으로 한 미디어파사드는 보기에도 민망했다. 이런 기획사가 어떻게 선정됐는지도 의문스럽다.

비비드 시드니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내년도 행사를 위해 벌써부터 주제를 정하고 고민하는 데서 보듯 전문적이고 치밀하게 준비, 노력한 덕분이다. '빛'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음악과 아이디어, 음식까지 묶어 세계의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도 참여할 만큼 기업의 관심도 높다.

국내에서도 서울과 부산, 포항의 소위 3대 불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는 꽤 비싸게 입장권도 판다. 2018년 시작된 춘천의 세계불꽃대회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폐지한 바 있다.

세종 빛축제는 당위성도 희미하고 아이디어와 역량도 미흡해 보인다.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기획사에 의존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이것 밖에 없는지, 축제를 한겨울에 해야 하는지, 재정이 어려운데 꼭 열어야 하는 지도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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